주말 전략 마련 부심…여야 ‘4+1’ 공조 강화키로
‘필리버스터 신청’ 한국당 때리기…“민생테러극”, “폭거”, “쿠데타 후예”

▲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중진의원-상임위원장-원내대표단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30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를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카드를 꺼낸 자유한국당을 맹공하며 법안 처리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동안 한국당에 협상을 촉구해온 민주당은 전략을 수정해 한국당을 뺀 나머지 야당들과의 공조로 패스트트랙 법안과 내년도 예산안 처리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한국당의 무더기 필리버스터 신청 자체가 ‘협상 의지 없음’을 뜻한다는 게 민주당의 해석이다.

민주당은 주말인 이날 원내대표단과 중진의원, 국회 상임위원장들을 긴급 소집했다. 한국당의 기습 필리버스터 카드에 허를 찔린 만큼 내부 전열을 가다듬고 대응책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 

회의장에는 ‘민생 볼모 필리버스터·민생 외면 자유한국당’ 문구가 담긴 뒷걸개(백드롭)가 내걸렸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더이상 타협의 시도는 한계에 이르렀다”며 “이제부터 개혁법안과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강력한 비상행동을 시작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력한 비상행동’은 한국당을 배제한 채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밀어붙이겠다는 방침을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해찬 대표도 전날 국회 본회의장 앞에 열린 한국당 규탄대회에서 “참을 만큼 참았다”며 “선거법과 검찰개혁법을 반드시 이번 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고 말한 바 있다.

법안 관철 전략으로는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에 대안신당이 참여하는 여야 ‘4+1’ 공조 복원이 꼽힌다.

이와 관련해 정춘숙 원내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4+1‘ 공조를 복원하는 것이 엄청난 비상행동”이라며 “우리의 첫 번째 카운터파트인 제1야당을 빼고 나머지 야당과 공조하겠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정 원내대변인은 “한국당을 빼고 본회의를 소집해 패스트트랙 법안과 예산안을 의결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실제로 이날 회의에서 많은 중진 의원들은 ‘4+1’ 채널 공식화를 통해 패스트트랙 법안을 밀어붙여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정 원내대변인은 “’4+1‘ 공조를 강화해 끌고 가야 한다는 이야기가 오늘 회의의 핵심 내용”이라며 “한국당이 계속 막무가내로 나오는데 계속 협상하며 끌려다니지 말라는 것이 주된 의견이었다”고 전했다. 

주요 민생 법안 처리를 앞두고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한국당을 향해 원색 비난도 쏟아졌다. 

이 원내대표는 “민생경제 법안을 볼모로 삼고 국회와 국민을 장악해 자기 마음대로 하겠다는 군사 쿠데타의 후예다운 전제적 정치기획”이라고 비판했다. 

설훈 최고위원은 “유신 시절 군부 총칼에 의해 국회가 문을 닫은 이후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라는 미명 아래 국회 문을 닫았다”며 “내년 4월 총선에서 처절한 국민의 응징을 맛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재성 의원은 “필리버스터 제도가 쿠데타의 도구가 될 줄 정말 몰랐다. 무제한 토론이라는 평화적 수단으로 의회를 유린하고 폭거를 자행했다”며 “제안한 사람이나 정당 대표들은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노웅래 의원은 “어영부영 타협해 아무 것도 못 한다면 21대 국회도 20대와 다름없을 것”이라며 “엄정히 대처해 선거법과 검찰개혁법을 확실히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국민과 민생을 볼모로 잡고 사익을 추구하는 민생테러극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들 이익만을 꾀하는 정치 모리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국민 뜻대로 반드시 민생입법과 선거제도와 검찰개혁을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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