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중구청 직원들이 29일 구청내 한자리에 모여 ‘중구 르네상스 대토론회’를 가졌다. 박태완 구청장이 참석했을 뿐 아니라 김정익 부구청장이 ‘울산의 중심, 중구의 부활을 꿈꾸며-중구 르네상스 프로젝트 추진’이란 주제발표를 맡았다. 기획실이 주축이 돼 중구의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에 대한 청사진을 만들고 토론회를 통해 직원들의 공감대를 높인 것이다. 형식이 약간 바뀌었지만 중구는 몇해 전에도 비슷한 토론회를 가진 적이 있다. 직원들간에 목표의식을 공유하는 것은 행정력의 낭비를 줄이고 추진력을 향상시키는 좋은 방법이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중구 르네상스 프로젝트는 △울산혁신도시 개발 고도화 △지식·기술·서비스 산업도시 진흥 △어린이와 청년이 행복한 도시 △역사·문화벨트 조성 △도심개발·정비·재생 추진 △디자인으로 차별화된 도시 △정원·휴양림·생태도시 조성 △사통팔달 도로망 구축 △스마트도시를 넘어 디지털도시로 등 9가지 분야로 나누어 추진된다.

중구라는 명칭을 가진 전국의 구시가지 가운데 울산 중구만큼 재도약한 도시는 흔치 않다. 울산 중구는 첨단기술을 가진 연구소들이 대거 입주해있는 테크노파크와 10개의 공기업이 이전해온 혁신도시가 자리잡은데다 원도심에 시립미술관 건립이 확정되면서 문화의거리 조성을 통해 문화와 상권이 함께 되살아나고 있다. 더구나 올해는 도심 한가운데로 흐르는 태화강이 국가정원으로 지정되면서 그 혜택을 가장 크게 입은 곳도 태화강대공원을 가진 중구지역이다.

울산이 1962년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되면서 도시 전체가 공단으로 둘러싸이게 됐지만 중구 지역만은 공장 하나 없이 배산임수의 탁월한 입지조건을 그대로 유지해왔다. 그로인해 한때 남구에 조성된 신도시로 인해 도태기를 맞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다양한 가치실현이 가능한 미래지향적 도시로 전화위복이 돼 새로운 성장기를 맞이했다. 불과 몇년만에 이룬 이같은 기반은 현재 중구가 추진하는 9가지 분야의 르네상스가 결코 어렵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문제는 실행이다. 중구 뿐 아니라 울산시와 기초 지자체들이 내놓은 발전계획이 어디 한둘인가. 계획을 종이 속에만 가두어두고 실질적인 행정에 반영하기는커녕 수시로 새로운 계획을 수립하면서 계획안에 대한 신뢰를 스스로 저버리고 예산을 낭비하기 일쑤였다. 그 이유는 바로 직원들간 상하좌우 공감대 형성과 책임 나누기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번의 토론회로 직원들의 적극적 의지를 끌어내기는 어렵다. 수시로 공감대 형성의 기회를 가짐으로써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책임감을 갖고 역량과 추진력을 발휘할 때 비로소 ‘중구 르네상스’가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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