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겨도 우승’이던 최종전서

1대4 참패…6년전 악몽 재현

ACL탈락·K리그 우승 놓치며

팀 리빌딩 작업 불가피할 듯

전북, 7번째 K리그 역전 우승

▲ 울산현대 선수들이 1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9년 K리그 최종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의 경기에서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프로축구 울산현대가 시즌 최종전 포항과의 ‘동해안 더비’에서 6년 전 악몽을 재현하며 준우승으로 마무리했다. 14년만에 통산 세 번째 우승이라는 목표로 선두를 이어갔던 울산은 시즌 마지막 날 허무하게 전북의 통산 7번째 K리그 역전 우승을 지켜봐야 했다.

울산은 1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38라운드 포항과의 경기에서 1대4로 패했다. 승점 79점으로 최소한 무승부만 거둬도 자력으로 우승을 결정지을 수 있었던 울산이었지만 무기력하게 패배했다. 반면 승점 76점의 전북은 강원에 1대0으로 승리, 승점 79점을 기록했다. 두 팀은 승점에서 동률을 기록했지만 전북이 다득점에서 72골, 울산이 71골로 2019 시즌 챔피언 자리를 내줘야 했다. 울산이 패배하더라도 다득점했으면 우승을 결정지을 수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울산은 경기 초반부터 원정팀 포항에 공격 주도권을 내줬다. 결국 전반 26분 완델손에 선제골을 내줬다. 수비진 실책이 아쉬웠다.

곧바로 울산이 동점골을 넣었다. 김보경의 패스를 받은 주니오는 포항 골키퍼 강현무가 나온 틈을 타 로빙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39분에는 포항 완델손의 프리킥을 통해 혼전 상황에서 김광석이 슈팅으로 울산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심판의 VAR 판독 결과 공격자 파울로 확인돼 득점으로 인정되진 않았다. 전반은 1대1로 마무리됐다.

후반 초반 울산이 공격적으로 나섰다. 주니오와 교체 투입된 황일수가 잇따라 슈팅을 날려봤으나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그러나 후반 10분 포항이 다시 앞서나갔다. 팔로세비치의 코너킥이 울산 문전 앞에서 여러 차례 슈팅 끝에 일류첸코가 마무리했다.

울산은 박주호 대신 주민규를 투입하며 공격 일변도로 전환했다. 울산이 우승에 가기까지 필요한 건 단 한 골이었다.

그러나 수비진 실책으로 포항에게 잇따라 추가골을 허용한 울산은 안방에서 허무한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지난 2013년 12월1일에도 포항에 패해 최종일에 우승을 놓쳤던 울산에 6년 전 악몽이 재현되는 순간이었다.

김도훈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울산의 우승을 바란 팬들에게 죄송하다. 올 시즌 최선을 다했다. 우승하기 위해 노력하고 준비했으나 결과가 생각한만큼 따라오지 못해 아쉽다”며 “축구가 끝난 건 아니다. 못내 아쉽고 힘들지만 이겨낼 것이라 믿고 있다. 궂은 날씨에도 끝까지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승 기회를 놓친 오늘이 가장 아쉽다. 안풀린 것보다 1골 먼저 실점하고 따라가다보니 급했던 부분이 있었다”며 “김승규가 한 실수는 축구에서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괜찮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현대는 올해 K리그 우승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 대비해 김보경과 김승규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잇따라 영입·보강했으나 ACL 조기 탈락과 다잡아놓은 K리그 우승마저 허무하게 날려버리면서 팀 리빌딩 작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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