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결막염·비염은 예방이 중요
집먼지 진드기·곰팡이 등이 유발인자
쾌적한 실내환경·개인위생에 신경을

▲ 김양호 울산대병원 환경보건센터장

우리 몸은 외부에서 이물질(병균)이 침입하면 이를 제거하고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서 반응을 보인다. 이를 면역반응이라고 한다. 면역체계는 이물질 중에서 몸에 해롭지 않은 물질에 대해서는 면역세포가 공격하지 않음으로써, 필요 없는 면역과잉 반응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한다. 여기에서 해롭지 않은 이물질에 대해 면역반응을 보여 조직을 파괴하고 유해한 방향으로 작동하는 것을 면역과민 반응, 즉 알레르기라고 한다.

알레르기 질환은 증상이 나타나는 기관에 따라 아토피피부염, 천식, 알레르기비염, 알레르기 결막염 등으로 구분하고,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에 따라 식품 알레르기, 꽃가루 알레르기 등으로 나눈다. 알레르기 결막염의 증상은 눈의 분비물, 충혈, 결막 부종, 가려움증 등이 있다. 결막 부종이 심해지면 묵(젤리)같은 물질이 올라오기도 하며, 좀 더 심한 경우에는 눈꺼풀 뒷면에 크고 작은 유두가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상태가 오래 지속될 경우 시력이 감퇴하거나 소실될 수도 있다. 결막염의 유병 기간은 며칠에서 2주 정도까지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알레르기에 의한 경우는 알레르기를 유발시키는 물질이 있는 한 계속 나타나며, 해마다 재발하기도 한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봄과 여름철에 많이 나타나며, 대부분의 결막염은 결막염 단독으로 나타나는 경우보다는 알레르기 비염과 동반하여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알레르기 결막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원인 물질에의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봄철 꽃가루가 날리거나 황사가 있을 때 외출을 자제하고, 보호 안경 등을 착용해 눈과의 접촉을 가능한 차단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리고 귀가 후에는 옷을 털고 집안으로 들어오면 반드시 손과 얼굴을 깨끗이 씻도록 한다. 또한, 집먼지 진드기, 곰팡이 등은 알레르기 결막염 뿐만 아니라 천식, 알레르기비염 등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키는 주요한 원인 물질로 실내 환경관리를 통해 노출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실내의 적절한 온도(18~22도)와 습도(40~50%)를 유지하고, 침구류는 2주일에 한번씩 60도 이상 뜨거운 물로 세탁하고 자주 햇볕에 널어 말린다. 천으로 된 소파는 가죽(비닐)소파로 대치하고, 천으로 된 커튼이나 카페트 등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헤파필터가 부착된 진공청소기를 사용하고, 물걸레질을 하는 것이 좋다.

환경부 지정 울산대병원 환경보건센터에서는 최근에 울산지역의 초등학교 두 곳에서 전 학년에 걸쳐 976명을 대상으로 조사하였다. ‘그동안 알레르기 결막염이라고 의사에게 진단받은 적이 있는가’라는 설문에 ‘예’라고 대답한 학생을 알레르기 결막염이 있는 것으로 정의하였다. 그 결과, 28.1%의 학생이 알레르기 결막염을 의사에게 진단받은 적이 있다고 대답하였다.

알레르기 결막염을 진단받는 어린이는 여자보다 남자 어린이가 다소 많았으며, 알레르기 비염, 아토피 피부염, 음식 알레르기, 꽃가루 알레르기 등 여타 알레르기 질환을 같이 진단받은 경우가 알레르기 결막염이 없는 어린이에 비하여 약 2-4배 많았다. 또한 알레르기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많았다. 집먼지 진드기, 꽃가루, 애완동물의 털에 대한 피부반응검사에서 양성으로 나온 경우가 알레르기 결막염이 없는 어린이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많았다.

이런 결과들은 과거의 다른 논문에서도 확인이 된 것으로, 알레르기 비염이나 결막염을 예방하고 조기 치료를 잘 하는 것이 여타 알레르기 질환의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새로운 결과로는 알레르기 결막염이 있는 어린이에서 난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었다. 특히 도심에 있는 학교에 다니는 어린이에서 그런 경향이 뚜렷하였다. 아마도, 알레르기 결막염에 걸리면, 눈이 가려워서 눈을 비비게 되고, 이러한 자극이 난시 발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므로, 알레르기 결막염을 예방하고, 조기 치료하는 것은 여타 알레르기 질환의 발생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난시 발생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연구에서 보여주고 있다. 김양호 울산대병원 환경보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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