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 동안 울산에서 총 14건의 중대산업사고가 발생, 16명이 사망했다. 사고를 유형적으로 살펴보면 100인 이상의 사업장에서 79%가 발생했고, 사망자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하청업체(69%)에서 많았다. 중대산업사고는 근로자들의 안전과 직결돼 있기도 하지만 한번 발생하면 기업 뿐만 아니라 도시 이미지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입힌다. 따라서 산업사고를 예방하는데는 고도의 안전기술도 중요하지만 모든 시민들이 사고를 함께 예방하고자 하는 범시민적인 자율안전의식 고취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울산시 공장장협의회는 3일 문수컨벤션센터에서 ‘석유화학공단 중대산업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날 심포지엄 내용에 따르면 최근 10년 동안 전국적으로 발생한 중대산업사고는 총 76건이다. 이 가운데 울산에서 발생한 중대사고 비중은 18%에 이른다. 석유화학단지 6건, 여천·용연 5건, 온산 3건 등이다. 사고는 원청업체에서 31%(5명), 하청업체에서 69%(11명)가 발생했다. 원청업체 사망자 중 80%(4명)는 시운전(재가동) 중 발생했고, 하청업체에서는 정비보수 중 저장탱크나 배관에서 발생했다. 또 전체 사고 중 50%와 전체 사망자 중 75%는 오전 8~10시에 일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공장장협의회는 중대산업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3대 예방수칙을 절대적으로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청업체의 정비보수 작업 시 안전작업허가절차 준수, 위험작업 중 작업표준 준수, 유해위험설비의 시운전 또는 재가동 중 안전운전절차 준수 등이 바로 그것들이다. 이같은 수칙들은 지난달 열린 화학네트워크포럼에서도 재차 강조됐다. 참석자들은 중대산업사고와 관련, 사회 가치를 훼손하고 기업 생존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전사적인 사고예방 활동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김동섭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는 석유화학산업에서 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방법은 크게 2가지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4차 산업혁명 기술, 특히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영상기술, 사물인터넷을 활용해 인간 능력으로 부족한 부분을 메꿔 가는 안전기술 혁신 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늘 그래왔듯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고는 예방할 수 있다는 확신’이다. 각 구성원들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신념을 확고하게 가지면 비로소 첨단기술을 이용한 효율적인 사고예방이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 특히 기업주들은 스스로 안전을 책임지겠다는 자율안전의식을 기업체 현장 뿐만 아니라 산업단지 전반에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