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중구가 태화강국가정원을 관광활성화에 적극 활용하기 위해 중구 전 지역을 정원도시(Garden City)로 만들겠다고 한다. 중구는 최근 열린 구민소통협의회에서 정원도시 조성에 대한 주민여론을 수렴했다. 참가자들의 기발한 의견들이 나오긴 했으나 정원도시의 근본적 개념정립 없이 중구난방으로 쏟아진 아이디어들이라 현실화하기는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중구의 정원도시화’가 관광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장담하기도 어렵다.

울산은 태화강을 사이에 두고 기초자치단체들이 사방으로 머리를 맞대고 있는 좁은 도시이므로 관광산업에 있어서만은 기초자치단체별로 개별화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관광객의 입장에서는 울산을 방문하는 것이지 울산 중구나 울산 남구를 별도의 관광지로 방문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태화강국가정원의 상징적 공간인 태화강대공원을 차지하고 있는데다 ‘2019 올해의 관광도시’ 지정 효과로 인해 중구지역에 관광객이 늘었다고 해도 중구가 독자적으로 정원도시를 추진해서는 그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상권 활성화를 통해 지역경제 발전을 이루려는 욕심에 기초지자체별로 경쟁적으로 관광상품을 만들어내고는 있지만 울산시 전역을 하나의 관광지로 가꾸어나가는 시차원의 전략이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는 말이다. ‘태화강 국가정원’을 뛰어넘어 ‘울산 국가정원’이라는 생각으로 중구지역만이 아닌 울산 전체를 정원처럼 가꾸어야 한다. 이는 국가정원 1호인 여수와 차별화를 꾀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울산은 사실상 태생적으로 정원도시다. 다른 도시에 걸치지 않은 100리의 태화강과 동천강, 여천천, 매곡천 등 지천이 도심을 고루 흐르고 있는데다 무룡산, 함월산, 입화산, 남산 등 나즈막한 산들까지 골고루 퍼져 있어서 정원으로서 구색을 모두 갖추고 있다. 다만 자연과의 공존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시절에 공업도시로 급성장을 하면서 난개발이 이뤄지고 공단중심으로 도시를 개발해나가보니 빼어난 환경을 제대로 보존·관리를 못했던 것이다. 국가정원 지정으로 인해 울산이 생태관광도시로서의 인지도를 많이 를이기는 했다. 하지만 대숲을 늘리고 철마다 꽃밭을 새로 조성한다고 해서 관광객들의 재방문이 이뤄지지는 않는다.

울산시 전체를 정원도시로 새롭게 디자인할 필요가 있다. 그러려면 먼저 울산시 차원에서 콘셉트를 설정하는 것에서부터 정원도시가 시작돼야 한다. 형식적 용역이 아니라 국내외 전문가들 대거 투입해 ‘한국적 정원도시’의 새로운 개념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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