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철호 울산시장이 공약한 울산열린시민대학이 이달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 교수·학비·학위가 없는 ‘3無’ 교육을 표방하면서 울산에 ‘울산형 혁신교육’이라는 새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학위도 없고 교수도 없는 온라인 중심의 교육을 통해 과연 울산에 필요한 혁신인재를 육성할 수 있을지 의문을 품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 지금 울산은 취업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울산형 혁신교육’ ‘울산형 실무인재’ 등 말로만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시민들에게 다가오는 혁신적인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울산시는 이번 울산열린시민대학을 ‘비학위 과정의 역량 위주 인재 양성 교육 플랫폼’이라고 정의했다. 다시 말하면 학위도 없고 학교건물도 없다는 뜻이다. 여기에 역량을 위주로 한 교육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시는 “지역에 필요한 실무인재 양성 기능에서부터 베이비부머 대규모 퇴직자 등을 위한 고품격 평생교육까지 제공하는 대학을 만들겠다”고 부연 설명했다. 대학에 대한 설명은 거창한데 자세히 뜯어보면 별다른 내용은 없다.

울산열린대학의 특징은 교수, 학비, 학위가 없는 자기주도적 온라인 강의라고 요약할 수 있다. 온라인 강의는 4차 산업혁명, 지역 신성장산업, 문화콘텐츠, 교양·평생교육 등 4개 분야다. 4차 산업혁명 부문의 경우 loT,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 AI 등을 포함하고 있고, 신성장산업 부문은 부유식 해상풍력, 수소, 원전해체 등을 두루 아우르고 있다. 이같은 4차 산업혁명과 신성장산업 부문은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과목이다. 이 과목을 시민들이 소위 말하는 ‘자기주도적’ 온라인 강의로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울산시는 시민대학 운영계획을 소개하면서 새로운 방식의 교육 플랫폼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지역에서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지역 스타트업이 개발한 프로그램 등을 오프라인 심화학습 프로젝트로 연계해 소수의 수강생이 팀을 이뤄 과제를 수행하도록 하는 ‘울산형 특화모델’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송 시장의 구상은 시민들에게 풍부한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울산에 필요한 현장 실무 인재를 키우겠다는 점에서 매우 바람직하다. 그러나 은퇴후의 윤택한 삶을 즐기려는 사람들을 위한 평생교육기관이라면 모를까 인재양성을 목표로 하면서 교수가 없고, 학위가 없으며, 취업이 같이 따라가지 않는 교육에 시민들의 호응이 있을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열린시민대학이 성공하려면 학점, 취업 등에 대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계획이 있어야 한다. 자칫 뜬구름 잡는 식의 운영으로 열린시민대학의 명패도 걸기 전에 흐지부지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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