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정훈의 교수팀

‘방오기술’ 의료기기 등 활용

▲ 인공근육 표면이 가오리 지느러미처럼 움직이는 실제 사진. UNIST 제공
UNIST(총장 이용훈)는 정훈의 교수팀과 POSTECH(총장 김무환) 이상준 교수팀이 자석에 잘 달라붙는 소재를 이용해 가오리 지느러미를 모방한 ‘움직이는 표면’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물질표면에 미생물 같은 오염물이 달라붙지 않도록 막는 ‘방오 기술’에는 자연모사기법이 자주 이용된다. 매미 날개의 독특한 표면구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미생물을 제거하는 구조를 개발하는 것처럼 자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효과적인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기존에는 주로 생명체 표면을 구성하는 물질의 화학적 특성을 응용하거나 미세구조를 본떴는데, 이 경우 화학물질이 분해되거나 표면이 마모되면 기능을 잃어버린다.

연구진은 표면 자체의 특성이 아닌 ‘표면의 움직임’을 모방해 기존 자연모사 방오 기술의 한계를 극복했다. 가오리 지느러미가 파도타기를 하듯 연속적으로 바뀌며 이물질을 털어내는 모습에서 실마리를 얻어 움직이는 방오 표면을 만들었다.

지느러미 위에는 와류뿐 아니라 다른 힘도 만들어진다. 표면에 대해 수평방향으로 작용하는 ‘전단응력’이다. 이 힘은 지느러미 표면을 마치 빗자루로 쓸어내듯 훑어서 오염물질의 부착을 막는다.

연구팀은 자석에 반응하는 복합소재로 만들어진 ‘인공근육’으로 가오리 지느러미의 움직임을 구현했다. 자석(자기장)이 이동하면 자석 위에 있는 인공근육이 수축하도록 만든 것이다. 인공근육이 수축하는 깊이와 주기를 조절해 오염물질의 부착을 최소화하는 조건도 찾아냈다.

정훈의 UNIST 기계항공 및 원자력공학부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움직임을 이용한 기술은 기존의 움직이지 않는 방오 시스템의 구조 및 성능적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다”며 “지속적이고 근본적인 오염 방지가 필요한 의료기기나 해양 구조체, 선박 표면 등에 적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봉출기자 kbc78@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