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태곤 온산소방서

매년 이맘때면 곱게 키운 여식을 전기매트 화재로 잃고 망연자실하던 부모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고 상처처럼 되살아 나곤 한다.

어느 해보다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출퇴근길 바람결에 느껴지는 차가운 공기가 어느덧 겨울이 성큼 다가왔음을 알려준다.

겨울이 오는 것을 보고 어떤 이는 흰 눈이 내리는 크리스마스가 기다려지는 순수한 마음이 들 수도 있고, 또 다른 이는 두꺼운 외투를 꺼내 입기 위해 옷장 정리를 하면서 동시에 집안을 데워 줄 난방용품을 꺼내며 겨울을 준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추워지는 겨울 날씨에 난방용품 또한 모양도 기능도 다양해졌다. 겨울철 3대 난방용품으로 전기매트, 전기히터, 화목보일러가 있다. 그 중 대중에 인기가 있는 1위는 바로 전기매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인용, 방석 등 여러 가지 형태로 집이나 사무실 곳곳에 두고 편리하게 쓰는 만큼 건조한 겨울철 화재로 이어지기 쉽다.

최근 3년간 울산에서 발생한 전체 화재 2774건 중 겨울철(11~2월)에 1120건(40.3%)이 발생했으며 그 중 3대 난방용품으로 인한 화재는 2016년 49건, 2017년 48건, 2018년 56건, 2019년 현재 52건으로 감소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약 40여 명이 연기 흡입, 화상 등 부상을 당한 것으로 조사된다.

이처럼 무심코 사용하는 난방용품들을 사용하기에 앞서 올바른 사용법과 주의할 점을 몇 가지 당부하고 싶다.

첫째 전기매트는 보관할 때 곱게 접어 보관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올려두면 감열선에 문제가 생겨 원활히 전기가 돌지 않아 국부적으로 온도가 올라갈 수 있고, 심하게 손상된 부분에 전기 스파크가 발생해 화재가 날 수 있다. 따라서 겨울을 안전하게 나기 위해서는 파손되거나 마모된 곳이 있는지 꼼꼼히 확인하고 전원을 작동시켜 온도가 골고루 발생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천연고무 소재인 라텍스는 열의 축적이 쉽고 보온성이 높은 재질로 전기매트와 함께 사용하면 위험하며, 전기매트는 전력소모가 많은 제품이기 때문에 멀티탭을 이용한 문어발식 전기사용은 전력이 과부화될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라텍스 대신 얇은 이불을 깔고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며 외출 시에나 오랜 시간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전원플러그를 뽑아두는 것을 습관화해야 한다.

둘째 나무를 원료로 물을 끓이는 방식의 화목보일러는 겨울철 난방비를 줄여주는 장점이 있지만, 자칫하면 주택 화재로 번지기 쉬운 난방용품이기도 하다. 따라서 화목보일러를 사용하는 가정에서는 주의사항을 염두에 두고 사용해야 한다. 먼저 한 번에 많은 나무를 태우면 과열로 인한 복사열로 주변 가연물에 불이 옮겨 붙을 수 있고, 연료투입구 또는 굴뚝 끝에 불티가 날아가 주변의 불에 약한 물질에 착화될 수도 있다. 또 다 태우고 남은 잿더미를 쌓아두고 사용하면 그 자체가 숯 역할을 하게 돼 연통 온도를 필요 이상 과열시켜 화재가 날 수 있으므로 연통 내부를 자주 청소해주는 것이 좋다. 소화기를 보일러실에 비치해야 하고, 주변에는 불에 약한 물품은 가급적 치워두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조작이 편하고 따로 설치할 필요가 없는 전기히터는 주변에 특히나 가까이 두기 쉬운데 옷이나 이불 등 열에 약한 물질과 충분한 거리를 두고 사용해야 하며,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전원을 꺼두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

겨울철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지켜주는 난방용품을 조금만 더 신경 써서 관리해 내 주변 안전은 스스로 지킨다는 생각으로 사용한다면 나와 우리 가족이 화재없이 안전하게 겨울을 날 수 있을 것이다.

윤태곤 온산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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