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 대대적인 인사를 통해 내년 새롭게 도약할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가 물건너갔다. 울산시는 9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개방형 직위인 정복금 복지여성건강국장을 해직했다. 개방직의 대대적 물갈이에 대한 시민적 기대와는 달리 정국장을 교체하는 선에서 올해 개방직 인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십수년간 개방직과 일반직을 오가던 복지여성국장은 민선 7기 들어 개방직으로 바꾸었으나 다시 일반직 공무원으로 교체될 전망이다.

정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간 것이나 다름없는 현재 울산시의 여건상 큰 폭의 인사가 어렵다는데는 이의가 없다. 하지만 복지여성건강국장 1명이 퇴임하는 것으로는 시정의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갑갑함’이 가슴을 짓누른다. 사실상 복지여성건강국 업무에서 시정 지지도를 떨어뜨릴만한 실정이 있었던 것도 아니기 때문에 정국장의 퇴임이 면죄부가 될 수도 없다. 송시장은 예비타당성 면제를 통해 외곽순환도로와 산재병원 등의 성과를 얻어냈고 부유식해상풍력과 수소경제도시 등 7개 성장다리로 미래산업 관련 기반조성에도 적잖은 성과를 내고 있음에도 여론조사에서 1년째 ‘시정지지도 꼴찌’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일반직과 개방직 공무원간의 불협화음에 따른 복지부동, 송시장의 열성과 진정성에 대한 시민들의 공감대 부족 등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는 근본원인이 바로 ‘보은 인사’에 있다는 것을 간과한다면 울산시정은 여전히 앞으로 나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송철호 시장은 민선 7기 출범과 함께 공직사회 혁신을 기대하며 경제부시장(1급)과 복지여성건강국장(3급), 교통건설국장(3급), 대변인(4급), 해양수산과장(4급), 서울본부장(4급), 시민신문고위원장(4급), 정무특별보좌관(3급), 문화정책보좌관(3급), 일자리정책보좌관(5급), 화백회의정책보좌관(5급) 등을 개방직으로 신설했다. 역대 최고로 많은 보좌관과 개방직 신설에 대해 선거캠프에 대한 보은인사라는 비판이 적지 않았음에도 다른 시도에 비해 많은 편이 아니라고 밀어붙였다.

그러나 1년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측근들의 대대적 기용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면서 올 연말에 큰 폭의 교체가 전망됐다. 특히 송병기 경제부시장이 총선출마를 위해 퇴임하는 것을 계기로 자연스럽게 전면쇄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으나 ‘김기현시장 측근 비리 제보’라는 의외의 변수가 등장했다. 결국 혼란을 자처하는 결과가 될 수 있는 대대적인 인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달랑 1명 교체라니, 새출발의 의지가 있기는 한지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은 시대를 막론하고 여전히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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