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체육·관광·공원 시설들이 ‘세금 먹는 하마’로 변하고 있다. 울산 경제가 밑바닥부터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서민들의 호주머니까지 말라가고 있으니 오직 입장료로만 연명하는 시설들은 죽을 지경이다. 단체장들이 장기적인 운영목표와 수익성은 망각한 채 선심성 사업에 치중한 결과, 수년만에 텅빈 시설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선심성·생색용 사업은 즉각 중단해야 한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울산지역내 체육·관광·공원시설들은 체계적인 운영방안을 마련해 적자를 메꾸는 묘수를 찾아야 한다. 어떻게든 시설을 선순환의 구조로 올려 놓지 않으면 이 시설들은 계속되는 경기침체에서 헤어날 수 없을 것이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세금을 더 투입하는 것이지만 이는 스스로 자멸의 길로 들어서는 길이다. 한번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게 되면 되돌아 나올 수 없다.

울산의 체육·관광·공원 시설들 중 적자를 내지 않는 곳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그것도 해가 갈수록 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예를 들어 남구의 경우 고래박물관, 고래바다여행선, 장생포웰리키즈랜드, 고래문화마을 등은 대표적인 적자 시설들이다. 문수힐링피크닉장, 애견운동공원, 태화강나룻배 등도 마찬가지다. 특히 국민체육센터와 대현체육관은 전년도에 비해 적자가 두배나 커졌다.

동구의 경우는 대왕별아이누리가 대표적이다. 대왕별아이누리는 울산시가 114억95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조성한 시설로 울산시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이 몰려올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이용객은 극히 미미했다. 초기 시범기간 이용객 수를 제외하고 실질 이용객 수를 분석하면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울주군도 마찬가지다. 울주군이 관광객들을 유치한다면서 상북면 일대 영남알프스 기슭에 오토캠핑장을 설치했지만 주중에는 거의 비어있고, 작괘천 아래쪽에 조성하던 오토캠핑장은 공사가 중단된 채 방치돼 있다. 전임 군수 때 시작했던 사업으로 지금도 큰 적자를 내고 있다.

관광·체육·공원 시설을 짓지 말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타겟마케팅 전략 없는 선심성·생색용 사업을 엄격하게 선별해 불필요한 시설은 배제하자는 것이다. 특히 문화·관광·복지시설은 건립비용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운영비용이다. 두고두고 ‘세금 먹는 하마’가 될 수 있기에 주민들 입에서 이제 돈 안되는 새로운 시설은 제발 그만 만들자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세금을 자기 돈인양 마구 쓰는 단체장이 앞으로도 계속 나올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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