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정상 처음 마주 앉아
獨·佛정상과 파리 4자회담
신뢰회복 위한 물꼬 텄지만
분쟁종식 위한 쟁점은 이견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앙겔라 마르켈 독일 총리(왼쪽부터)가 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우크라이나 분쟁 사태 해결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4개국 정상회담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돈바스 지역)에서의 정부군과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반군 간 무력 분쟁을 중단시키기 위해 올해 말까지 완전하고 전면적인 휴전을 이행하기로 했다. 양측은 또 돈바스 지역 무력 분쟁 과정에서 발생한 포로들의 추가적 교환에도 합의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함께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한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을 위한 ‘노르망디 형식’ 4자 정상회담을 통해 이같이 합의했다.

정상들은 회담 뒤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2019년 말까지 휴전 지원을 위한 모든 필수적 조치의 이행으로 보강된, 완전하고 전면적 휴전 협정 이행을 보장하기로 한다”고 밝혔다. 또 “2020년 3월 말까지 러시아, 우크라이나,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대표로 구성된 3자 접촉그룹을 통해 돈바스 지역의 새로운 3개 지점에서 전력을 철수하도록 하는 합의를 지지한다”고도 전했다.

성명에는 이밖에 “올해 연말까지 ‘모두 대 모두’의 원칙에 기초해 분쟁과 관련해 억류된 인사들의 석방과 교환을 접촉그룹이 지원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번 노르망디 회담은 돈바스 지역 무력 분쟁 관련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함으로써 분쟁 해소와 신뢰 형성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이번 회담에서 돈바스 지역의 자치를 위한 지방 선거 일정 등 ‘민스크 협정’의 핵심 내용에 대한 이견을 해소하는 데에는 실패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푸틴은 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돈바스 지역 분쟁 해결 문제에서 ‘해빙’이 이루어졌다”면서 “러시아는 돈바스 분쟁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젤렌스키는 “우크라이나는 파리 합의를 이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이는 ‘양방향의 길’”이라면서 러시아의 호응을 주문했다.

마크롱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분쟁 해결에 유럽 대륙의 안정이 달려 있다”면서 “이 때문에 오늘 회담이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마크롱은 돈바스 지역 무력 분쟁의 새로운 해법 모색을 위해 4개월 뒤 다시 ‘노르망디 정상회담’을 열기로 했다고 전했다.

프랑스와 독일이 중재한 이번 회담에서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계속되고 있는 정부군과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 간 무력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특히 지난 2015년 2월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역시 러시아·우크라이나·프랑스·독일 4개국 정상 간 합의로 채택된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 방안인 ‘민스크 협정’의 실질적 이행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루어졌다.

우크라이나 측은 지방 선거 전에 먼저 우크라이나 정부가 돈바스 지역 국경통제권을 회복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러시아는 일단 지방선거를 실시해 자치권을 부여하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분쟁 종식이 궁극적으로 러시아에 대한 유럽연합(EU)의 제재 해제로 이어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모스크바·파리·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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