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집 ‘과녁’ 이후 2년만

 

김장배(80·사진) 시조집 <사막개미>(목언예원)가 나왔다.

단수로만 100편을 엮었다. 첫 시집 <과녁> 이후 2년 만이다.

‘사막개미’는 모래가 불같이 타오를 때 밖으로 나와 먹이를 찾는다. 그래야 종종 끔찍한 기온을 버티지 못한 다른 동물의 사체를 발견할 수 있다.

▲ 김장배(80·사진) 시조집 <사막개미>(목언예원)가 나왔다.

그들 몸의 은빛 털이 태양빛을 반사해 60℃ 무더위를 견디게 한다. 발걸음 역시 재빠르다. 몸길이 0.8㎝의 그들은 1초에 1m에 가까운 거리를 이동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죽음의 사냥길을 정확히 되짚어 안전하게 귀가하는 능력이다. 그들의 길찾기 능력은 ‘더듬이’에서 나오는데, 우주시대를 이끄는 ‘로봇개발’의 기초 원리이기도 하다. 김 시인은 어느날 문득 사막개미를 접하고 그들 능력의 심오함에 감탄했다. ‘문학’의 신세계를 홀로 걸을 땐 그들만큼 예리한 촉수가 반드시 필요하다.

‘불타는 사막 천리 먹이 찾아 떠났다가/빈손으로 돌아오는 쏜살같으 귀가 행렬,/그나마 다친 더듬이, 신의 선물 남았으니’- 사막개미 전문

김장배 시인은 작가 이전에 약학박사, 철학박사로 살아왔다. 오랫동안 약국장을 지냈고 학교법인 동신학원(울산제일고) 이사장이기도 하다. 지난 2017년 신춘문예 사상 최고령으로 국제신문 시조부문에 당선됐다.

정경화 시인은 발문에서 “바람과 새소리를 곁에두고 잊혀져가는 옛걸과 소소한 소발을 안아주는 시인의 품이 따스하다. 나이와 상관없이 지금이 시인에게 있어 가장 왕성한 문청 (文靑)의 시기가 아닐까한다”고 밝혔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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