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근정초 앞 삼거리 내주 준공

사고위험 높이고 차량흐름 방해

공사 안내표지 미설치로 사고도

시민 불만 쏟아지자 구조물 세워

시 “과속방지턱 등 추가로 설치”

▲ 울산시가 울주군 상북면 옛 궁근정초등학교 앞 삼거리 회전 교차로 설치 공사 중 소형 교통섬 주변에 안전 시설물을 설치하지 않았다가 사고가 잇따르자 뒤늦게 플라스틱 구조물을 설치했다.
울산시가 현장 확인 없이 불필요한 곳에 회전교차로를 설치, 차량 통행 흐름을 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작업 중 안전 관리 소홀로 잇따라 사고가 일어나자 뒤늦게 보호 장비를 설치하는 등 안전 불감증도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10일 찾은 울주군 상북면 옛 궁근정초등학교 앞 삼거리. 석남사와 경주, 언양을 연결하는 좁은 삼거리 가운데에는 회전교차로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울산시는 경찰의 요청으로 이곳에 회전교차로 설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착공해 다음 주께 준공 예정이다.

이 사업을 두고 인근 주민들은 시가 큰 문제가 없는 곳에 회전교차로를 만들어 오히려 사고 위험을 높이고 차량 흐름을 저해한다고 입을 모았다.

인근에 사는 한 주민은 “경주 방면에서 오는 대형 차량이 속도를 높여 지나간다는 이유로 회전교차로를 만드는 것 같은데, 회전 반경이 좁고 교차로가 평면에 가깝다 보니 대형 차량은 모두 교차로 위를 지나가고 있어 공사가 아무 의미 없다”며 “사고가 우려되면 과속방지턱만 만들었어도 충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버스나 트럭 등 대형 차량은 좁은 회전교차로 주변 대신 교차로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다니는 것이 쉽게 목격됐다.

이에 대해 울산시는 회전교차로의 턱을 높일 경우 대형 차량은 뒷바퀴가 걸려 전복이 우려돼 평면식으로 설계했다는 입장이다.

공사 과정에서 안전 관리 소홀로 사고가 잇따랐다는 지적도 나왔다.

시는 회전 교차로 진입 길목인 경주와 언양 방면 차도에 삼각형 모양의 소형 교통섬을 조성했다. 교통섬은 15㎝ 남짓한 연석 위에 1m 높이의 나무 몇 그루를 심은 형태다.

시인성이 극히 떨어짐에도 시는 교통섬 인근에 아무런 안내 표지판을 설치하지 않았고, 새로 만들어진 시설물을 미처 확인하지 못한 운전자들이 언양 방면에서 석남사 방면으로 좌회전하다 이를 들이받는 사고가 잇따랐다.

불만이 잇따르자 시는 뒤늦게 교통섬 앞에 플라스틱 구조물을 설치해 시인성을 높였다.

시 관계자는 “조만간 교통섬에 회전교차로 안내 표지를 설치하고 인도에는 고원식 횡단보도를 조성할 것”이라며 “과속방지턱도 추가로 설치해 안전한 교통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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