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봉 우디토레 대표·전 객석문화 사무국장

12일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는 한국과 덴마크 수교 60주년을 맞이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덴마크 로열 오케스트라’의 연주회가 열린다. 덴마크 출신의 세계적인 지휘자 ‘토마스 손더가든’과 함께 첫 내한 연주회다.

매년 수많은 세계의 유명 오케스트라와 이름만 들어도 대단한 거장 지휘자를 앞세우며 거기에다 협연자 역시 유명 콩쿠르에서 우승한 최고의 연주자들과 협연하는, 말 그대로 대단한 연주회들이 넘쳐 나는 서울 근교에 살면서 어쩌면 모두를 볼 수 없는 처지 보다는 이곳 울산에서 모처럼 오는 연주단체나 연주자들이 나의 처지에서는 더욱 더 반갑다.

이번에 내한하여 연주회를 갖는 덴마크 로열 오케스트라는 약 570년의 역사를 가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오케스트라이며, 1448년 창단된 로열 코트 트럼펫 연주단을 전신으로 하며 북유럽을 대표하는 덴마크의 대표적인 오케스트라이라고 하는데, 오페라와 발레음악을 병행하는 이들의 특이한 점은 이탈리아 명장 현악기들의 컬렉션을 바탕으로 형성된 독특한 음색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다수의 현악 주자들이 값을 매길 수 없는 명기들을 사용하고 있는데, 16~18세기 이탈리아에서 제작된 스트라디 바리우스 두 대, 과르네리 두 대, 과다니니 세 대, 아마티 세 대 등 모두 스물세 대의 명기들이라고 하니 객석에서 잘 보일지는 모르지만 대충 감으로 짐작하면서 유심히 관찰하며 감상하는 것과 더불어 실력있는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특유의 오리지날 사운드를 함께할 수 있는 이번 공연은 아주 좋은 시간이 될 것 같다.

또 다른 하나는 덴마크 로열 오케스트라의 모든 멤버들에게는 독특한 번호가 주어지는데 1448년 1번에서 시작하여 이번 공연의 제2바이올린 주자인 훌다 존스도티르가 1071번이라는 이름 뒤의 번호를 갖고 있다고 하니 더불어서 현재의 연주자 중에 제일 빠른 번호를 갖고 있는 분은 누구이며, 연주하는 악기와 나이 등을 알고 싶은 점 또한 나만 아니라 다른 청중들께서도 알고 싶은 매우 흥미로운 점일 것이다.

이번 공연의 지휘자 덴마크 출신의 토마스 손더가드는 현재 로열 스크틀랜드 국립 오케스트라의 상임 음악감독을 맡고 있으며 런던 필하모닉, 로열콘세르트 허바우 오케스트라, 등 유럽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지휘자인데, 특히 닐센의 위대한 해석자인 그는 닐센의 6개 교향곡 등 작품들을 소개하는 연주회도 활발하게 하고 있어 더욱더 기대된다.

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일 수 도 있는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은 2017년 제15회 북미 최고 권위의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의 우승자이자 국제 콩쿠르 국내 최다 보유자이기도 한데, 이번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은 커티스 음악원 졸업때 라흐마니노프상을 수상한 경력으로 보아서 이번 연주회에서 가장 흥미로울 수 있을 것 같으며, 덴마크 작곡가이자 이 오케스트라의 바이올린 파트 출신인 ‘카를 닐센’이 덴마크의 아름다운 풍경에 신화적인 상상력을 더해 작곡한 ‘헬리오스 서곡’과 ‘무소르그스키’의 피아노곡을 라벨이 오케스트라용으로 편곡한 곡으로 색과 음의 조화가 돋보이는 다채로움에 덴마크 로열 오케스트라 가진 독특한 음색까지 더하여 ‘전람회의 그림’을 한층 더 풍부한 음악으로 감상할 수 있게 된 것 또한 기대가 크다.

연주회를 가고자했을 때 자기가 좋아하는 연주자 또는 오케스트라인지 아니면 지휘자가 좋아서 또는 프로그램이 너무 좋아 놓치고 싶지 않아서 등 여러 부류가 있겠지만, 나의 개인적인 생각은 연주회의 프로그램이나 연주자 또는 장르별 악기의 종류에 따라서 마음에 와 닿는다면 대부분은 일정을 조정하면서 조금은 무리하면서라도 시간을 내어서 갖다왔을 때 아쉬움이 없었다. 한 해를 보내면서 가족 또는 친구 연인과 함께 가슴을 적셔줄 문화의 현장에서 마무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많은 울산시민들과 함께 할 수 있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재봉 우디토레 대표·전 객석문화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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