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전기라도 용도별 에너지 다르듯
미세먼지·온난화 부른 화석연료 대체
다양한 에너지원 활용으로 다변화를

▲ 우항수 울산테크노파크 에너지기술지원단장·공학박사

예전에는 우리나라 겨울의 특징을 삼한사온(三寒四溫)이라 하였다. 하지만 요즘은 ‘삼한사미(三寒四微)’라 하여 겨울 추운 3일은 미세먼지가 없어 비교적 깨끗하고 포근한 4일은 미세먼지가 많다는 것을 말한다.

이제는 미세먼지와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대부분 알고 있다. 인류가 산업혁명 이후로 일의 원동력으로 석탄을 대규모로 쓰기 시작하였고 1,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좀더 쉽게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고 편리한 석유를 이용하면서부터이다. 이렇게 석탄이나 석유, 그 이전의 나무는 1차 에너지이고 이를 이용한 전기나 가스는 2차 에너지라고 한다. 사용의 편리성이나 저장, 이송, 활용에서 2차 에너지가 훨씬 다양한 방식으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기에 활용도가 더 높을 수 밖에 없다.

가령 천연가스의 경우 화학적 주성분은 메탄으로 탄소 원소 하나에 수소 원소 4개가 결합된 화합물이다. 도시가스의 주성분이 메탄이다. 도시가스를 수입하기 위해서는 단위 부피당 많은 양을 이송해야하기 때문에 저온으로 냉각시켜 액화천연가스인 LNG(Liqified Natural Gas)로 들여온다. 동일한 물질이지만 기체에서 액체로 상변화(相變化)가 된 상태이다. 동일한 부피에서 기체상태에서와 액체상태일때는 밀도에 의한 중량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상변화를 시켜 이송하면 많은 양의 에너지를 이동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2차 에너지인 전기의 경우 오래전 영어 학습지 삼위일체와 신학의 삼위일체론처럼 여러 가지 형태로 자신을 나타낸다. 전기라는 이름으로 형태는 없지만 실제로 에너지를 갖고 있는데 그 자체로 어떤 능력을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빛과 열, 동력으로 자신을 나타내 보이기 때문이다. 이론적으로 전기를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전기의 발생과 전자의 이동, 전류의 크기, 저항과의 관계등으로 전기를 설명하자면 전문가의 경지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런 전기가 전구를 통해 빛으로 나타나고, 전기히터를 통해 열로 전달되며, 모터를 통해 일을 할 수 있는 동력으로 나타낸다. 다 똑같은 전기인데도 불구하고 어떤 목적을 갖고 어떤 과정을 거치느냐에 따라 전기에너지가 다르게 나타난다.

전기에너지의 변신은 한가지로만 에너지를 발산하는 것이 아니다. 용도에 따라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기 때문이고 그래서 2차에너지로 분류한다. 그래서 전기에너지의 변신은 무죄이다.

이런 의미에서 물도 에너지원이 될 수 있다. 당연히 뭐 이런 황당한 궤변이 있냐고 물을 수 있다. 물은 연소도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불이 났을 때 소화수로 사용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물은 위치에너지의 변화로 인해 높은 곳에 있는 물이 낮은 곳으로 떨어지며 그 낙차로 수력발전을 할 수 있으며 스팀을 발생시켜 증기터빈을 돌리는 화력발전에서도 사용되며 물이 얼어 부피가 팽창하면서 단지뿐 아니라 바위도 깨뜨릴 수 있는 힘이 있다.

물은 고체에서 액체로 되기 위해서는 에너지를 가해주어야 하며 액체에서 기체로 변화시켜 주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에너지를 주어야 한다. 반대로 기체에서 액체로 만들기 위해서는 기체가 가지고 있는 잠열을 주위에 내어 주면서 액화가 된다. 똑같은 성분의 물(H2O)이지만 형태가 바뀌면서 에너지의 변화를 이끌어 낸다. 에너지의 변화에 의해 물의 형상만 바뀔 뿐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막대한 에너지원을 석탄이나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에서 출발하였다면 미세먼지의 증가와 지구온난화를 지연시키거나 멈추게 하기 위해서는 에너지변환을 시도해 나가야 한다. 바로 신재생에너지의 확대이다. 태양광과 풍력등 재생에너지에서 출발하여 수소와 같은 신에너지를 늘려 가는 길이 에너지 다변화를 위한 길이다. 지금과 같은 탄소기반의 에너지를 사용하면서 금수강산의 공활하고 청명한 가을 날씨를 기대할 수는 없는 일이다.

에너지를 얻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다 이유가 있다. 자국 자원의 활용, 경제성에 의한, 에너지 자립과 안보를 위한 포트폴리오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에너지의 다변화는 반드시 필요하며 고정된 정책이 아니다. 그래서 인류의 생존과 지구의 보전을 위해서는 탄소기반에서 신재생에너지의 확대의 방향은 틀림없다. 전기에너지가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을 나타내듯 에너지의 변화는 무죄이고 더 다양한 변신을 해야 한다. 우항수 울산테크노파크 에너지기술지원단장·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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