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대상지 KCC 옛 채광장 일원

생물자원센터 부지로 시가 선점

예산 문제로 장기사업으로 분류

군, 임대 등 사업추진 계획 차질

예산절감 차원 단독매입 검토도

▲ 호랑이 사진 / 자료사진
울산 울주군이 추진 중인 호랑이생태원 조성 사업이 울산시와의 엇박자로 표류하고 있다. 생물자원종합센터 조성을 위해 부지를 매입한 후 일부 부지를 군에 임대·매각하려던 시가 재정난으로 사업 추진을 사실상 중단한 가운데 군은 단독으로 부지를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12일 군에 따르면, 군은 영남알프스 관광 활성화를 위해 상북면 등억알프스리 KCC 옛 채광장 부지 일원에 호랑이생태원 조성 사업 추진을 추진하고 있다. 군은 영남알프스 일원을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체험놀이 공간으로 꾸미는 ‘상상의 숲 테마파크’ 조성 사업에 호랑이생태원을 포함시켜 관광객 유인을 기대했다.

문제는 부지 매입 과정에서 불거졌다. 울산시가 생물자원종합센터 대상지로 해당 부지를 먼저 검토한 것이다. 시가 먼저 KCC와 협의를 진행한 만큼 우선권은 시가 가진 셈이다.

당초 시는 용역 완료 후 사업 대상지가 최종 확정되면 KCC로부터 부지를 매입해 일부를 군에 배분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군은 군은 생물자원종합센터 용역이 끝나면 상상의 숲 테마파크 용역을 재개할 방침이었지만 시의 부지 제공 의사가 뚜렷해 즉시 용역을 재개했고 지난달 완료했다.

그러나 시는 생물자원종합센터 용역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시점에서 사업을 본격화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시는 내년도 당초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부지 매입비 등을 편성할 예정이었지만 경제 사정이 어렵고, 일자리 및 복지 등 사업에 예산을 집중 편성하는 기조 때문에 생물자원종합센터 사업을 장기사업으로 분류했다. 내년 당초예산에 부지 매입비 등 사업비도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센터 규모나 구체적인 시설물 등은 미정이며, 언제 어떻게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없는 상태여서 내년 추경에 부지 매입비를 반영하는 것도 매우 불투명하다.

시가 KCC 채광장 부지를 매입하면 임대나 재매입을 통해 호랑이생태원 조성을 본격화할 예정이었던 군은 급변한 상황에 당황하고 있다. 시의 예산 사정 탓에 군의 역점 사업이 차질을 빚게 된 것이다.

KCC가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해 훼손된 채광장 일원을 복원하고 있는 만큼 지금이라도 군이 나서 부지를 매입할 경우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호랑이생태원을 조성하면 민간이 애써 복원한 부지를 다시 훼손해야 하는 만큼 지금 매입에 나서면 추가 복원비 수준의 매입비는 아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울주군은 울산시의 생물자원종합센터 사업 추진 의지를 확인한 뒤 단독 매입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