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태완 울산 중구청장

14세기부터 16세기 사이 유럽에서 일어난 문예부흥 운동인 ‘르네상스(Renaissance)’. 르네상스가 일어난 이 시기를 통해 고전 학문의 가치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고, 신대륙 발견과 지동설, 혁신적인 신기술의 개발 등 과학혁명의 토대가 만들어지면서 중세가 근대로 이어졌다. 당대 철학자들과 사상가들에게 르네상스는 오랜 문화적 쇠퇴와 정체를 끝내고 고전 학문과 지식이 부활하는 시기로 의미가 컸다. 과거 경제·역사·문화·행정의 중심지였던 울산 중구는 말 그대로 울산의 시내였다. 하지만 현재 우리 중구는 울산시 전체면적의 3.5%에 지나지 않는 규모에, 산업단지가 전무해 상업 위주의 경제활동만이 이뤄지고 있으며, 도심 노후화 및 인구 고령화가 지속되는 쇠퇴한 모습이다.

이런 중구에 희망의 불씨가 된 것은 울산혁신도시의 개발이었다. 개발 계획이 발표되고 10여년이 흐른 지금, 울산혁신도시 개발사업의 1단계~2단계인 공공기관 이전과 산·학·연 정착은 대체로 마무리 됐다. 하지만 혁신도시개발이 지역에 미치는 경제 활성화 등의 개발 효과와 기여도는 여전히 미비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지금이야 말로 혁신도시개발 효과 확산과 미래 먹거리에 대한 구체화 작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중구는 과거 르네상스 시기, 고전 학문과 지식이 부활한 것처럼 지역의 부활을 꿈꾸며 ‘중구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중점 전략을 세워 직원들과 공유했다. ‘중구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중점 전략은 △울산혁신도시 개발 고도화 △지식·기술·서비스 산업 진흥 △어린이와 청년이 행복한 도시 △역사·문화벨트 조성 △도시 개발·정비·재생 추진 △디자인으로 차별화된 도시 △정원·휴양림·생태 도시 △사통팔달 도로망 구축 △스마트도시를 넘어 디지털도시로 등 9가지다. 특히 현 시점에서 중구의 부흥과 혁신을 가져올 가장 중요한 핵심요소는 울산혁신도시와 태화강국가정원이다.

울산혁신도시는 우리 지역에 새로운 미래먹거리인 일자리와 산업구조 개편을 가져오게 만들 귀한 보물이다. 그야말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 발전을 가져올 신성장 거점으로 육성 발전시키는 방안을 다방면으로 고민해야 될 때이다. 그중 하나가 지식산업센터와 장현도시첨단산업단지, 혁신도시 클러스트 등을 연계한 혁신산업 벨트를 조성·발전시키는 것이며, 그것과 연계해 울산테크노파크 배후지역에 미래산업 특화 연구단지를 조성하는 것 또한 꼭 필요한 계획이라 여겨진다. 이런 기반이 체계적으로 마련된다면 활발한 민간투자가 이뤄져 지식지향의 특화된 도시로 변모하게 되고, 특화된 인재 양성과 지역일자리 창출 및 지원으로 지속성장이 가능해 어린이와 청년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도시가 될 수 있다.

또 하나의 큰 보물은 태화강 국가정원이다. 지난 7월 태화강 지방정원이 전국 제2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됨에 따라 그에 부합하는 도시이미지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중구는 이에 따라 마을정원 만들기 등 정원문화 확산으로 도시전체를 정원화하는 방안과 그와 연계해 휴양림·생태 도시의 이미지로 구상해 보려고 한다. 그동안 중구의 문화·관광이 중앙동 일원의 원도심을 위주로 추진됐다면 이제는 시선의 변화가 필요하다. 태화강 국가정원은 중구뿐만 아니라 울산 관광의 지형을 변경시킬 계기다. 역사·문화 벨트를 조성해 중점 육성 문화·관광의 영역을 확장시키고, 선사시대 유적길과 같은 기존 관광자원을 연계함으로써 독특한 스토리텔링을 가미해 새로운 관광상품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도시의 새로운 성장전략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며 ‘중구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추진이 바로 그 첫걸음이다.

사람은 경쟁을 통해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을 통해 성장하며, 성찰을 통해 자신을 이겨낸 사람을 지혜로운 사람·행복한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도시도 마찬가지다. 다른 도시와 경쟁하기 보다는 지역의 특성을 잘 살려 지역주민들이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간다면 그곳이 최고의 도시가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선택과 집중의 차별적인 전략으로 소속 공무원은 물론, 지역 주민, 기관, 단체들과 함께 ‘중구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감으로써 울산 중구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 부활의 팡파르를 터뜨릴 수 있길 누구보다 간절히 기대한다. 박태완 울산 중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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