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Poor Economics) - 금동엽 울산문예회관장

(아비지트 배너지·에스테르 뒤플로/생각연구소)

▲ 금동엽 울산문예회관장이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라는 책을 소개하고 있다.
금동엽 울산문화예술회관장은 최근 한창 읽고 있는 책을 소개했다. 세계적 개발경제학자인 아비지트 배너지와 경제학자 에스테르 뒤플로 부부의 대표작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이다. 책은 2012년 한국에 소개됐지만, 저자들이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면서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랐고, 수많은 언론에 소개됐다.

책은 인간 본연의 ‘경제적 합리성’에 초점을 맞춰 가난을 뿌리 뽑을 방법을 다룬다. 빈곤층이 구매하는 상품, 자녀 교육 방식, 자녀수 등을 알아내 그들이 사는 법을 탐구하고 시장과 제도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는 방법론을 제시해 세계적인 관심을 이끌어냈다.

금동엽 관장은 “부자가 되기 위한 방법을 알려주는 책은 많다. 이에 비해서 빈곤을 고민하는 책은 많지 않다. 가난한 사람들의 사고와 행동에 대한 이해를 돕는 이 책이 매우 인상적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또 그는 “책에서는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서 정책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즉 적절한 스위치를 찾아 누르면 가난한 사람들의 생활은 크게 달리질 수 있으나, 문제는 그 스위치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내는 것이라고 서문에서 주장한다. 저자들의 주장처럼 제대로 된 정책이 만들어지려면 가난한 사람들의 경제생활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책의 저자들은 15년간 40여 개 나라의 빈곤 현장을 누비며 다양한 연구활동을 진행했는데 금 관장은 인도 라자스탄에서 실시한 ‘예방접종과 콩 실험’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이 지역에서는 어린이 100명 중 단 2명만이 필수 예방접종을 받고 있었다. 정부와 원조기구가 예방접종의 효과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무료로 예방접종을 해준다고 해도 접종률이 낮은 이유는 바로 부모들이 아이를 보건소에 데려오지 않기 때문이었다. 세 개 그룹으로 나눠 진행된 비교 실험에서 콩과 쟁반을 나눠준 그룹이 높은 접종률을 보이는 증거를 찾아냈다. 접종을 받으러 오는 데 드는 시간과 노력, 접종 후 아이의 상태를 살피는 정성 등 부모가 입을 당장의 손실을 콩 2파운드가 보상했던 것이다.

금 관장은 “보통 사람들의 작은 마음이 모아지면 큰 변화를 낳을 수 있다. 비록 오늘도 가난을 선정적으로 다루는 모금광고가 나올지 모르지만, 그래도 그 광고의 전화번호로 후원을 결정한다면 깨끗한 식수가 공급되고, 말라리아 약이 보급돼 아프리카나 인도 오지 사람들이 더 건강한 삶을 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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