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달 제일병원 내과 전문의가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하나의 바이러스가 두가지 질병 유발
어릴때 걸린 수두 바이러스가 잠복해
면역력 떨어지면 대상포진으로 발병
과로·스트레스·무리한 다이어트 원인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이환 경우도
면역력 떨어지는 50대 미리 예방접종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생활 등 도움

하나의 바이러스가 두 개의 질병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가장 대표적이고 흔한 예가 수두와 대상포진이다. 수두 바이러스는 수두 증상이 모두 완화되더라도 사라지지 않고 몸속에 숨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다시 기어 올라와 대상포진을 일으킨다. 최근들어 날씨가 추워지면서 수두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10월 대비 12월에는 두배 가량 환자 수가 늘어났다. 수두의 경우 특히 겨울철에 유행하는 만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영달 제일병원 내과 전문의와 함께 수두와 대상포진 증상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호흡기 분비물 및 수포 접촉으로 전파

수두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대략 2~3주간의 긴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 증상은 미열과 함께 생기는 붉은 발진이다. 3~4일이 지나면 몸 구석구석 올라온 발진은 수포와 물집으로 변하고 10일 후 딱지가 생긴다.

보통 6세 이하 미취학 아동, 저학년 초등학생에서 발생률이 높지만, 성인이 수두에 걸리는 경우라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미열이 아닌 열이 심하게 올라갈 위험이 있으며 전신증상으로 사망하는 사람들도 드물게 발견된다. 수두는 바이러스 감염이 됐어도 무증상으로 넘어가는 환자들도 있어 수두 바이러스 보유 여부는 스스로 판단하기 힘들다.

수두는 감염자의 침방울 등 호흡기 분비물로 인한 공기 전파와 수포성 병변의 직접 접촉으로 전파된다.

이영달 제일병원 내과 전문의는 “발진 등 수두 의심증상이 있는 경우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고, 모든 수포에 딱지가 앉아 전염력이 없어졌다고 판정된 후 어린이집이나 학교에 등원·등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극심한 통증과 함께 전신 쇠약감 호소

대상포진의 원인은 수두 바이러스 때문이다. 어릴 때 걸렸던 수두 바이러스가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질 때 신경절을 따라 발병한다. 대상포진은 ‘띠 모양의 발진’이라는 뜻으로 신경대를 따라서 피부에 띠 모양의 발진과 수포가 생기는 질환이다.

대상포진이 발생하게 되면 환자는 극심한 통증과 함께 전신의 쇠약감을 호소한다.

수두의 대표 증상이 수포였듯이 대상포진의 대표 증상도 수포다. 수포의 변화는 수두와 비슷하다. 발진에서 물집으로, 고름이 차면서 탁해지다 딱지가 앉는다. 수포는 통증 및 감각이상을 야기한다. 대상포진 통증은 ‘대상포진성 통증’이라고 해서 대상포진이 모두 사라졌음에도 통증만 남아있는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대상포진성 통증은 주로 노인에게서 발견된다. 대상포진은 주로 수포로 질병 여부를 자각하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수포가 올라오기 전 두통이나 근육통의 초기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과로와 스트레스, 무리한 다이어트가 원인이 될 수 있으며,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대상포진은 전염병이 아니라서 특별한 계절적 요인이 있는 질환은 아니다. 대상포진 발생의 가장 큰 요인은 고령이다. 나이가 많을수록 체력이 떨어지고 면역력이 감소해 발병하는 것이다.

이영달 전문의는 “수면부족, 체력저하 등은 정신·신체적 건강을 악화시켜 대상포진을 발생시킬수 있기 때문에 평소 체력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 수년간 지속될 수도

대상포진 초기에는 감염된 신경을 따라 편측성으로 피부에 감각이 둔해지면서 통증을 호소할 수 있다. 때로는 몸에 불그스레한 발진이 나타나면서 통증이 시작되기도 하지만, 대개는 통증 시작 수일 내에 발진이 나타난 후 수포로 이행된다.

수포들은 대부분 일주일 이내에 딱지가 앉으면서 한 달 이내에 치유된다. 이렇게 치유된 대상포진 환자 10명 중 1~2명은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시작된다. 특히 노인이나 장기간의 항암치료 등으로 면역기능이 저하된 경우, 당뇨병이 동반된 경우, 얼굴 부위에 발생한 경우에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의 이환율이 높다.

이영달 전문의는 “대상포진 발진이 치유된 후 1~6개월 동안 통증이 계속되는 것을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 하며, 이런 환자의 통증은 수개월 내에 자연적으로 소실되는 경우도 있지만, 일부는 수년간 지속될 수도 있다”면서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이환이 되면 그 부위에 감각이 저하되고,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흉부에 통증을 나타내는 환자는 상처 부위에 옷이 스치는 것이 괴로워서 옷 입기를 두려워할 정도”라고 말했다.

◇수두·대상포진 예방 백신으로 미리 대비

전문가들은 대상포진을 놓고, 무엇보다 예방에 대해 강조한다.

대상포진 예방법 중 가장 확실한 방법은 수두 예방접종이다. 수두 예방접종은 장기적으로 대상포진 예방법이 된다. 수두 예방접종을 하게 되면 예방률이 최대 90%까지 올라간다.

또 대상포진 예방 백신을 맞는 것도 좋다. 대상포진 예방백신은 50세 이상이 접종 대상이다. 접종 한 번이면 50~60% 확률로 대상포진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50세 이상은 미리 접종해 두면 백신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다.

이영달 전문의는 “대상포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음·과식을 피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면서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 한다. 평소에 걷기나 스트레칭 같은 가벼운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적절히 해소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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