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산업은 지금 대변혁이 진행 중이다. 한쪽에서는 4차 산업혁명이 무서운 속도로 질주하고 있고, 한쪽에서는 세계 선진 각국이 환경규제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은 3가지 주제로 요약된다. 첫째는 친환경화, 둘째 지능화, 셋째 서비스화다. 벌써 글로벌 시장에서는 수소·전기차가 오는 2030년까지 20~30% 증가하고, 자율주행차는 2030년 쯤에 신차의 50%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미래자동차의 기술은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울산은 이미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져 있다. 선진국들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사이 울산은 고질적인 노사분규에 매달렸고, 혁신에는 아예 관심도 없었다. 마냥 호시절만 지속될 것으로 믿었던 탓이다.

울산시가 17일 시의회 시민홀에서 개최한 ‘울산 미래차산업 발전전략’ 발표회는 울산 미래자동차의 비전을 그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시가 발표한 미래차 발전전략은 한마디로 ‘자동차 도시 울산’의 명성을 되찾는 전략이라 할 수 있다. 그 전략의 첫번째는 미래차 혁신성장 거점 구축이고, 두번째는 세계 수준의 미래차 경쟁력 확보다. 이를 위해 시는 오는 2030년까지 전장부품 기업 25%를 확대하고 세계적인 핵심기업 50개를 육성하기로 했다. 또 그 추진전략으로 미래자동차 연구소 설립 등 3대 전략과 10대 프로젝트도 내놓았다. 이날 울산시가 우선적으로 내놓은 것은 미래자동차 분야 첨단 융합기술 및 기초·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미래자동차연구소 설립이다. UNIST, 울산대, 기업연구소, 울산TP, 유관기관 등과 함께 3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한다. 미래차 혁신성장 생태계 육성을 위해 미래자동차 혁신클러스터도 조성하기로 했다.

늦었지만 울산시가 미래자동차의 중요성을 깨닫고 나름의 비전을 설정한 것은 매우 잘 한 일이다. 울산이 진정한 ‘미래자동차 글로벌 선도도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절대적인 혁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술개발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자동차 관련 중소기업들의 변신과 노동조합의 인식변화에서 울산시의 주도적인 역할이라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자동차 메카도시’라는 허울 좋은 과거의 명성은 잊어버리고 새로운 자동차 도시를 만든다는, 노사민관의 하나된 각오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자동차도시 울산’이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듯이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선도적인 도시의 위상을 차지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글로벌 자동차산업 도시로 거듭나지 않으면 울산이 공중분해될 수 있다는 절박함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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