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2020년 4월15일)의 막이 올랐다. 선거일을 120일 앞둔 예비후보 등록 첫날인 17일 울산에서는 모두 18명이 등록을 마쳤다. 4년 전 20대 총선 때 11명이 첫날 등록한 것과 비교하면 올해 울산 총선은 초반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울산의 6개 지역구 가운데 3석을 차지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의 분위기로 미뤄 현직 의원들이 대거 공천에서 탈락할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패스트트랙에 올라 있어 사실상 선거구 획정도 이뤄지지 않은 깜깜이 상황이다. 만약에 국회에서 논의중인 현재 개정안대로 선거법이 바뀌면 울산은 남갑과 남을이 합쳐져 선거구 하나가 사라질 지도 모른다. 선거전략과 활동반경을 크게 바꾸어야 할 지도 모르는 상황임에도 일단 등록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게 정치신인들의 입장이다.

인지도가 높은 현직 국회의원들과는 달리 정치신인이거나 현직이 없는 후보자들은 예비후보 등록이 아니고서는 다수의 유권자에게 얼굴을 알릴 기회가 거의 없다. 아니나 다를까. 선거구 소멸 위기에 놓여 있음에도 남갑에는 정치신인 1명이, 남을에는 한번의 지방의원 출마경험자로서 신인에 다름없는 1명이 등록했다. 중구와 동구에 각각 5명씩, 울주군에 4명이나 몰린 것과 대조적이다. 북구엔 2명이 등록했다.

선거 때가 되면 정치권은 여야할 것 없이 정치신인과 청년·여성의 진입폭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면서 막상 공천룰은 언제나 현직에 유리하도록 만들어왔다. 공천에 있어서만큼은 ‘내로남불’이 변함 없다. 그나마 이번에는 중앙정치권에서는 유래없이 불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지만 울산은 여전히 예외다. 5명의 현직 의원은 말할 것도 없고 지난 총선·지선에서 낙선한 전 한국당 의원들까지 총출동할 태세다. 민심을 좀체 읽으려 하지 않는 한국당이 딱할 지경이다.

이날 자유한국당은 여성 후보와 청년정치인 등 신인들에게 가산점을 대폭적으로 올리는 방안을 발표했다. 여성과 청년후보는 나이에 따라 50~20%의 가산점이 부여된다. 하지만 울산에서 한국당 여성후보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예비후보 등록 첫날에 한국당의 여성후보는 한명도 없었다. 첫출마하는 정치신인은 2명이나 있었고 앞으로도 더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당이 울산지역 후보에 여성과 정치신인을 몇%나 공천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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