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울산관광재단 설립을 위해 행정안전부와의 협의에 들어갔다. 울산관광재단 설립은 시민들의 오랜 바람이었다. 제조업 중심의 산업도시인 울산이 성장정체에 직면하면서 산업다각화가 절실해졌고 그 대안으로 가장 먼저 대두된 것이 바로 관광산업이기 때문이다.

사실 ‘2017 울산방문의 해’ 전에만 해도 울산은 관광산업이 거의 없었다. 관광산업 육성에 대한 지역사회의 요구가 끊이지 않았고 자연·역사 자원으로는 결코 다른 도시에 뒤지지 않지만 이를 관광산업으로 엮어내는 데는 무관심했을 뿐 아니라 역량도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제조업의 성장정체가 현실로 다가오자 관광산업이 더욱 절실해졌고 관광재단 설립에 대한 요구가 새나오기 시작한 것도 이 맘때다.

울산관광은 2차에 걸친 큰 변혁기가 있었다. 1차 울산관광은 ‘2017년 울산방문의 해’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진다. 관광산업에 대한 시민적 인식이 달라졌고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다. 2차 울산관광은 2019년 태화강국가정원 지정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다. 관광객 유치에 지원금을 쏟아부었던 1차와는 달리 태화강국가정원으로 인해 국민적 인식이 높아져 관광객들의 자발적 방문이 늘기 시작했다. 2차에 걸친 관광활성화의 기회를 살려 지역경제활성화로 이어가는 역할을 해야 하는 기관이 바로 울산관광재단이다. 그런데 울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관광재단 설립 계획을 보면 이같은 호기를 놓치지 않을까라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울산시는 2021년 관광재단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제는 전시컨벤션센터의 운영을 관광재단이 맡는다는 점이다. 시의 계획대로라면 관광재단은 9명의 인력을 갖춘 관광진흥본부와 28명의 인력을 갖춘 전시컨벤션본부 등 2본부체제로 운영된다. 10년간의 소요예산을 1451억원으로 잡고 있다. 설립 초기는 예산이 123억원 정도로 추정되는데 이중 전시컨벤션 예산이 72.3%를 차지한다. 관광마케팅과 관광콘텐츠발굴 등 본연의 관광재단 업무 보다는 컨벤션센터 운영에 치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배보다 배꼽이 커진 것이다.

또다른 우려는 관광재단 설립의 속도다. ‘물 들어왔을 때 배를 띄워야 한다’는 말은 관광에 있어서 매우 유효하다. 2020년 컨벤션센터 개관 이전인 2021년 1월 관광재단을 먼저 출범시킨다는 계획이긴 하지만 초기 적자운영이 불보듯 뻔한 컨벤션센터까지 포함한 관광재단 설립이 행안부를 설득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다. 2021년도 한참 멀었는데 그 보다 더 늦어진다면 울산관광의 인지도가 어떻게 달라질지 알 수가 없다. 관광산업은 트랜드가 워낙 빨라 타이밍이 매우 중요하다. 지역사회의 기대를 울산관광재단이 충족시킬 수 있을 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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