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연합뉴스)「계륵」으로 여겨졌던 안정환(이탈리아 페루자)이마침내 거스 히딩크 감독의 OK사인을 받았다.

 20일 대구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에 나선 안정환은 전반 25분 절묘한 패스로 차두리의 선취골을 만들어내는 등 후반 32분 최성용과 교체아웃될 때까지 시종일관 한국의 공격진을 리드했다.

 전반 45분 상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달리다 쏜 오른발슛도 아깝게골문을 벗어나긴 했지만 일품이었고 후반 11분 차두리에게 연결된 패스 또한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또 미드필드에서 쉬지 않고 달리며 공수를 조율하는 모습은 체력과 수비능력 부족 등을 이유로 자신을 중용하지 않았던 히딩크감독에게 강한 메시지를 던지기에 충분했다.

 사실 안정환은 버리자니 아깝고 기용하자니 아쉬운, 그야말로 「계륵」이었다.

 히딩크 감독이 지난달 스페인전지훈련때도 애초에는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시켰다가 국내의 여론과 코치진의 설득으로 중간에 합류시켜 테스트를 했던 것도 이러한판단 때문이었다.

 안정환은 당시 튀니지, 핀란드 등과의 평가전에서도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으나히딩크 감독은 여전히 못마땅하다는 반응이었다.

 여기에다 마땅히 주인이 정해지지 않은 플레이메이커 경쟁에서 윤정환에 비해다소 밀리는 듯한 느낌을 줘 본선행이 좌절되는 듯한 인상마저 지울 수 없었다.

 안정환은 이날 코스타리카와의 경기가 마지막 시험무대가 될 수도 있었다.

 이날 낙제점을 받는다면 가뜩이나 가자미눈으로 자신을 응시해 온 히딩크 감독에게 더 이상 기회를 달라고 요구하기도 어려운 실정이었다.

 그러나 이날 중원을 휘저으며 단연 돋보이는 활약을 한 안정환은 월드컵 본선엔트리 한 자리를 확보할 가능성이 아주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히딩크 감독은 경기뒤 인터뷰에서 『안정환은 감독의 지시와 자신의 임무를 잘이해하고 있다. 소속팀에서 뛸 기회가 별로 없었던 데다 시차적응도 완전하지 못했을 텐 데 잘 해 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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