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호 울산대병원 환경보건센터 교수

알레르기비염은 발작적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의 3가지 주증상과 눈을 포함한 코 주위의 가려움증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이다. 증상의 경중에 따라 후각의 감퇴와 두통을 동반할 수도 있고, 합병증으로 부비동염, 중이염, 인후염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다른 알레르기 질환이 같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아 천식이나. 아토피성 피부염, 결막염의 증상이 보일 수도 있다. 소아의 경우 약 10%, 사춘기에 이르면 10-15% 정도가 증상이 발현되며 알레르기 비염은 연령이 증가할수록 유병률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알레르기 비염은 가족력은 가진 경우가 많아 부모가 모두 알레르기 질환의 병력이 있는 경우 약 75% 정도에서 학동기 전에 알레르기 질환이 나타나게 된다. 계절에 따라 악화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건조기후 동안 미세먼지의 증가, 난방을 위한 폐쇄적 환기장치, 집먼지진드기의 번식조건(고온다습 환경) 등과의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찬 공기, 담배연기와 같은 비특이적인 자극이 있을 경우에도 증상의 악화를 보이는 경우가 있으므로 개인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자극의 원인을 자세하게 파악해 두는 것도 관리를 위해 중요하다.

알레르기 질환의 특성상 치료의 목표는 증상이 없거나 완화되어 질환자체가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으며 특별한 치료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또한 현실적으로 이러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면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있더라도 그 빈도가 적어지고 만성화로 진행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치료방법으로는 약물요법과 면역요법이 있지만 면역요법의 경우 약물요법으로 기대하는 효과를 얻지 못할 때 사용하는 방법이므로 약물요법이 일차적으로 선택된다. 그러나 약물요법도 아직 완치에 이르는 방법은 없으며, 염증반응을 유발하는 화학물질의 분비를 억제하는 치료가 대부분이고 약제의 작용기간 내에서만 효과를 나타낸다.

따라서 개인별로 원인물질이 다르듯이 처방도 차이가 있으므로 전문가의 지시하에 적절한 약물의 선택에서 치료목적과 원인을 신중하게 고려하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알레르기 비염의 치료에 이상적인 약물은 알레르기 염증의 초기와 후기에 모두 효과가 있는 약물이며, 개인별로 차이가 있으므로 적절한 선택이 요구된다. 또한, 증상을 악화시키는 개별적 유발항원의 회피와 제거가 중요하며 이는 자세한 병력조사와 문진, 유발항원 검사를 통해 보다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는 과정이 요구된다. 증상의 악화가 반복되는 과정에서는 단순한 대증적 치료만 지속하는 것은 피해야하며, 어떠한 지표를 바탕으로 치료 경과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지는지 모니터링이 요구되는 경우도 있어 전문가의 견해가 요구된다.

환경부지정 울산대병원 환경보건센터에서는 울산지역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조성한 코호트 자료를 이용하여, 알레르기 비염의 심한 정도에 영향을 미치는 생체지표(biomarker) 연구한 결과를 “Serum IL?1β can be a biomarker in children with severe persistent allergic rhinitis”라는 제목으로 Allergy, Asthma & Clinical Immunology에 게재하였다. 이 연구를 통해 알레르기 비염의 악화와 관련된 생체지표가 반복적인 염증반응의 원인지표이자 질환의 치료반응의 지표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알레르기 질환 중 가장 유병률이 높았던 알레르기 비염은 생애과정에서 2-25% 정도 겪게 되며, 만성적 경과를 밟을 뿐만 아니라 다른 알레르기 질환과 중첩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에서 관리가 요구되는 질환이다. 경증일 경우에는 대증적 치료로 관리가 가능하나 심할 경우 수면장애와 인지기능저하까지 동반되어 삶의 질이 심각하게 손상되고, 피로감과 예민해지는 경향이 있어 학습에도 방해가 되고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그 동안 치료경과에 대한 호전여부를 증상의 정도에만 의존하였던 것을 세계 최초로 혈액검사와 피부반응 검사를 통해 보다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었고, 질병의 경과에 대한 생체지표를 제시할 수 있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또한 이를 통해 알레르기 질환에 대한 기전적 이해와 관리지표를 마련할 수 있었던 성과가 향후에도 연결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게 되었다. 이지호 울산대병원 환경보건센터 교수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