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일찌기 수소산업에 관심을 가졌다. 수소산업은 자동차·조선·석유화학의 3대 주력산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이기 때문이다. 다른 도시들이 관심을 갖지 않던 2013년에 이미 수소를 주거용 에너지로 공급하는 수소타운을 울주군 온산지역에 조성하면서 수소에 대한 시민적 인식을 새롭게 했다. 울산의 수소생산은 전국 생산량의 50%를 넘어섰고 수소차는 1200여대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수소배관망도 120㎞에 달하고 튜브트레일러도 300대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수소산업의 인프라가 가장 잘 구축돼 있는 도시가 바로 울산인 것이다. 또 테크노산단 내에 수소연료전지융복합실증단지를 조성했다. 지난달에는 수소그린모빌리티 특구로도 지정됐다.

지난 2월 ‘2030 울산 세계 최고 수소도시 비전 선포식’도 가졌다.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연간 50만대 생산기반 구축, 울산수소융복합밸리 조성, 수소 공급망 및 충전인프라 구축 등 10대 프로젝트를 설정하고 초기 수소시장 선점과 더불어 수소경제사회로 진입에 역량을 쏟고 있는 중이다. 앞서 1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정부는 울산에서 ‘수소산업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는 울산을 우리나라 수소산업의 중심지로 삼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인식을 울산시민들에게 심어준 것이다.

울산이 수소를 미래 먹거리로 삼으려면 아직도 갈길이 멀다. 수소의 생산과 수요가 밀집된 만큼 파이프라인을 통한 수소이송을 전 도시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수소배관망이 전 지역으로 확대되면 수소경제에 중요한 시설의 하나인 수소충전소 확충이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또 수소시범도시 유치와 수소산업진흥원 유치도 절실한 과제다. 시민들의 수소산업진흥원 유치에 대한 열망은 유치위원회 결성과 시민서명운동 돌입으로 이어져 12만명의 시민들이 서명에 동참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유치위는 23일 성과보고회를 열고 서명서와 건의문을 정부기관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많은 도시들이 도전장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울산만 우리나라 유일의 수소도시가 될 이유도 없고, 그렇게 되어서도 안되겠지만 정부의 수소산업 육성을 위한 수소산업진흥원 만큼은 울산에 설립해야 한다. 울산은 에너지 관련 공기업들이 모두 모여 있어 수소산업진흥원이 울산에 들어섬으로 인해 이들 기업들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소산업진흥원의 울산유치는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 반드시 이뤄내야 할 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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