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감정조절 가능한 통제력 상실
지나치게 기분좋은 조증 반복되거나
무기력 등 우울증 번갈아 나타나기도
정확한 진단 필요하거나 중증땐 입원
장기적으로 재발방지 유지요법 시행

▲ 김지영 마더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조울병이란 ‘조증’과 ‘우울증’이라는 2가지의 상태가 합쳐진 질병이다. 학문적으로는 ‘양극성 정동장애’라고 한다. 양극단의 상태가 하나의 병에서 나타난다는 뜻이다. 조울병은 초기에 진단이 어렵고, 증상이 다양하다. 또 재발이 잦아 만성화 될 수 있는 위험도 있다. 조울병의 정확한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의 연구에 의하면 유전적 소인, 뇌의 변화, 스트레스 등 다양한 원인이 병의 발생에 영향을 준다. 김지영 마더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함께 조울병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본다.

◇기분 변화 오락가락 급변하는 상태

일정기간 동안 지속되는 감정의 상태를 ‘기분’이라고 한다. 기분은 평범하거나 보통일 수도 있고, 들떠있거나 가라앉을 수도 있다.

김 전문의는 “정상적인 상태에서도 다양한 기분을 느낄 수 있고, 자신이 느낀 기분대로 감정을 표현하기도 한다. 정상적인 사람은 자신의 기분을 어느 정도 조절하고 자제할 수 있다. 그러나 병적인 기분 상태에 빠지게 되면 자신 스스로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통제력을 잃고, 극단적인 기분상태에 이르게 된다. 조울병은 때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인다. 때로는 우울증이나 조증으로, 때로는 정상적으로, 때로는 기분의 변화가 오락가락 급변하는 상태가 된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일반적으로 조울병에서 조증과 우울증은 겹치지 않고 따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조증과 우울증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는데 이 경우 치료가 매우 까다롭다”고 말했다.

조울병의 경과는 매우 다양하다. 조증 상태만 수차례 반복되는 경우도 있으나 대개는 우울증과 조증이 번갈아 나타난다.

조증이란 지나치게 기분이 좋은 상태다. 사람마다 증상이 다르기는 하지만 보통 자신감이 넘치고 잠을 안 자도 피곤한 줄 모르고 에너지와 의욕이 넘쳐난다. 평소보다 말이 많아지고 아이디어가 수도 없이 떠오르거나 머리가 팽팽 잘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우울증은 조증의 반대 상태로 이해하면 쉽다. 우울하고 무기력하고 입맛도 없고 활동성이 줄어들고 살기가 싫고, 때로는 죽고 싶은 생각이 들고, 실제 자살을 시도하기도 한다. 우울해 할만한 어떤 계기나 이유가 있더라도 우울 증상이 심하거나 한 달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는 병원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조울병 호전엔 약물치료가 도움

조울병 증상이 심하다면 입원해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김 전문의는 “자해 또는 타해의 위험이 있거나, 환자가 스스로 자신의 안전을 돌보지 못하거나, 증상이 악화됐다면 입원을 권유한다. 이밖에도 진단이 애매해서 정확한 평가가 필요할 때도 입원을 권한다”고 말했다.

신경세포를 안정시키고,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잡아주기 위해서는 약물치료가 가장 도움된다.

김 전문의는 “약물치료 없이는 증상 호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약물치료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피하고, 안정을 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부분 환자들이 약물치료를 통해 조증이나 우울증 기간을 효과적으로 단축했다. 때문에 약물치료를 통해 급성상태를 조절하고, 이후에는 재발을 막기 위한 안정기 유지요법을 시행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자신의 기분을 항상 점검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자신의 의지로 병을 조절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 잘못된 생각이다.

김 전문의는 “조울병은 재발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충분한 기간동안 약물치료를 받는 것이 재발을 막는 가장 중요하고, 안정적인 방법이다. 또 재발했더라도 조기 발견과 초기 대응만 잘 이루어지면 입원하지 않고 평소 생활을 유지하면서 지낼 수 있다. 재발할 때 조기에 발견하는 것은 가까이 지내는 가족이나 친지만이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가족들이 관심을 갖고 잘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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