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의 대학·대학원 졸업자의 취업률이 소폭 상승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26일 발표한 ‘2018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대학·대학원 졸업자의 취업률은 67.7%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조사(66.2%)때 보다 1.5%p 증가한 것이다.

울산지역 대학·대학원 졸업자의 취업률도 전체 평균 보다 높은 69.3%로 나타났다. 성장정체가 심각한 가운데 울산지역의 대졸자 취업률이 증가했다는 통계가 나온 것은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경기침체의 어려움 속에서 울산지역의 대졸 취업률이 전년대비 3.2%p나 상승했다는 것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같은 상승률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년도의 기저효과에 기인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없지 않다. 지난 2016년의 대졸자 취업률이 지난해와 같은 67.7%였다. 그런데 2017년에 66.2%로 내려앉았다. 이는 2011년 이 조사를 시작한 뒤 가장 낮은 취업률로 기록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속에 2017년 최악의 기록을 벗어나 원상회복을 한 것만 해도 다행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하향취업률이다. 눈높이를 낮춰 취업한 하향취업률이 처음으로 30%대를 넘어섰다는 한국은행 조사국의 연구결과(하향 취업의 현황과 특징)가 며칠 전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이 자료에 따르면 하향취업률은 2000년 1월 22.6%에서 꾸준히 증가해 올해 3월 처음으로 30%를 웃돌았고 지난 9월에는 30.5%로 집계됐다. 미국의 경우엔 하향취업비중이 40%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만큼 우리나라도 학력이 점점 높아지면서 갈수록 하향취업이 심화되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추정하기는 어렵지 않다. 하향 취업의 증가는 교육투자와 인적 자본의 활용이 비효율적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으로 국가적·사회적 대책마련이 뒤따라야 한다.

더 큰 문제는 하향취업자 10명 중 8~9명은 1~2년 뒤에도 그 상태에 머무르는 등 ‘일자리 사다리’가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하향 취업을 한 뒤에 목표에 근접하는 새로운 일자리로 이동할 수 있는 기회가 적다는 것은 ‘취업 재수’를 부추기는 구조의 고착화를 부르기 때문에 반드시 개선책이 필요하다.

직장이나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삶의 행복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하향취업률이 높은 사회에서 삶의 만족도가 높을 수는 없다. 고학력화를 완화하는 조치와 함께 직업간 원활한 이동을 유도할 수 있는 제도마련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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