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인구 집중화로 ‘콤팩트도시’ 부각
도시개발의 효율성 등 긍정효과 많지만
기반시설 무시한 집중화는 도시민의 짐

▲ 신명준 울산시 건설협회 운영위원

망아지는 나면 제주로 보내고 사람은 태어나면 한양으로 보내라는 속담이 지금은 현실이 되어 갈 것 같다. 지난해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도시지역 인구, 면적, 용도지역지구, 구역현황 등 2018년 도시계획시설 현황을 발표했다. 이번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용도지역으로 지정된 국토면적은 10만6286㎡이며 그 중 도시지역이 1만7780㎡로 전체 면적의 16.7%를 차지했다.

특히 우리나라 주민등록상 총인구 5182만명중 91.8%(4759만명)가 도시지역에 거주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970년대 50.1%에 불과했던 도시지역 인구비율은 80년대 68.7%, 90년대 81.7%로 나타났다. 2000년도에는 88.3%까지 상승했으며 급기야 작년도에는 90%를 넘어서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 10명중 도시인구 9명, 농어촌인구 1명으로 이제 대부분의 국민이 도시에 정착해 살고 있다.

도시지역은 전체면적의 16.7%로 인구의 90%이상을 감당해야하는 초고밀도 지역이 되어가고 있다. 몰려든 인구로 인해 도시는 초고도 비만으로 인한 심각한 질병으로 항상 아파하고 있다.

도시가 기능을 제대로 하려면 인체의 기능과 같은 소화기관, 내장기관, 호흡기관, 배뇨기관, 위, 심장, 간, 허파 등의 기관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도시도 이와 마찬가지다. 도로, 상수도, 하수도, 전력, 생활페기물 처리 등을 항시 관리할 수 있는 시설들이 있어야 한다. 이 것들을 동반하지 않은 채 유입인구만 늘어난다면 도시는 제 기능을 상실할 것이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초고층 아파트에 물만 나오지 않아도 먹는 것은 고사하고 매일 발생하는 배설물들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 난감해질 것이다. 또 전력까지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초고층의 계단을 무슨 수로 다닐지 생각만 해도 아찔할 일이다. 아무리 아파트 가격이 올라봐야 전기나 물이 공급되지 않으면 시골의 쓰러져가는 초가집 보다 못할 것이다.

그리고 갈수록 복잡해지는 도로나 한계를 넘어선 하수설비도 이에 못지 않다. 지금 대부분의 도시에 설치되어 있는 하수관, 오수관, 우수관 등의 크기는 급속하게 밀려드는 도시인구들이 사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할 것이다. 생활 쓰레기는 또 어떠한가. 더 이상 도심지에서는 쓰레기를 버릴 곳이 없어 집에 보관해야 될지도 모를 일이다.

사람들은 항상 건강한 줄 알고 자기 몸을 함부로 다루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우리의 장기들은 한계에 봉착할 때까지는 최선을 다하지만 한계점을 넘어버리면 아무리 유능한 의사라도 고쳐내지 못한다. 그래서 항상 자기의 건강을 점검하며 살아야 한다. 기초적인 건강검진과 전문적인 건강검진을 주기적으로 하여 초기에 병을 발견했을 때에는 어떤 의사라도 쉽게 병을 고쳐낼 수 있을 것이다.

도시 기반시설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점검하고 보완하여 한계점에 도달하기 전에 보완, 신설을 하여야 시민들이 편안한 도시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밀려드는 도시인구로 인해 콤팩트시티(압축도시)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콤팩트시티란 도시 내부 고밀개발을 통해 현대도시의 여러 가지 문제해결을 도모함과 동시에 경제적 효율성 및 자연환경 보전까지 추구하는 도시개발 형태를 말한다. 도시 내부의 복합적인 토지이용, 대중교통의 효율적 구축을 통한 대중교통수단의 이용촉진, 도시외곽 및 녹지지역의 개발억제, 도시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한 문화재의 보전 등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책에 있는 용어라서 어려운 것 같아도 내용은 간단하다. 사람들이 도시의 편리함과 제대로 된 교육환경, 문화생활 등을 영위하고 싶은데 규모는 한정되어 있으니 도로도 2층으로 만들고 사는 집도 좁게 만들어 도시에 많은 사람이 살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인 것이다.

그러나 도시기반시설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인구 집중화만 이루어질 경우 그 모든 고통은 도시민들이 안고 가야 할 무거운 짐이 될 것이다.

신명준 울산시 건설협회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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