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현주 문화부 기자

요즘 EBS 펭귄 캐릭터 ‘펭수’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펭수는 최고의 크리에이터가 되기 위해 남극에서 건너온 EBS 연습생으로 나이는 열 살, 키는 210㎝인 자이언트 펭귄이다. ‘자이언트 펭TV’로 EBS와 유튜브에 데뷔한 뒤 7개월 만에 유튜브 구독자 100만명을 달성했다.

펭수는 현재 EBS 소품실에 살고 있고 앞날이 보장되지 않는 연습생이라는 신분을 가지고 있지만 웃음과 당당함을 잃지 않는다. 이런 펭수의 모습이 어쩌면 현재 2030세대의 모습과 닮아 보이기도 한다. 최근에는 광고계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명언과 자작곡 등이 담긴 에세이 ‘펭수 다이어리’가 베스트셀러로 등극하면서 관련 종목도 연일 상승세다.

이렇게 펭수의 인기가 날로 치솟자 지자체와 공공기관 캐릭터들이 펭수 따라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울산 중구 대표 캐릭터인 ‘울산큰애기’도 여기에 가세했다.

울산 중구 8급공무원 콘셉트의 ‘울산큰애기’는 올해 전국 캐릭터 경연에서 1위를 차지했고, 최근에는 울산큰애기를 주인공으로 하는 멜로드라마가 제작돼 방영되기도 했다.

이처럼 ‘울산큰애기’가 인기를 끌면서 중구 관내 각 동에서 조형물 설치 요구가 잇따르고 있지만 중구는 예산이 부족해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큰애기가 감당해야 하는 유리천장이 너무 단단해 보인다.

큰애기를 중구 관내에만 가두기보다 울산시와 각 구군의 협조를 통해 울산전역으로 끌어내 보는 것은 어떨까. 현재 중구 원도심을 비롯해 초등학교 주변 횡단보도와 전통시장 입구 등에서 어렵지 않게 큰애기 조형물을 발견할 수 있다. 조형물마다 다른 표정과 몸짓을 하고 있어 각각 다른 형태의 조형물을 찾아다니면서 사진을 찍는 청소년이나 주민도 있을 정도다. 이런 큰애기를 간절곶이나 대왕암과 같은 울산 대표 관광지에 설치한다면 새로운 볼거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펭수가 거침없는 입담을 통해 현대인에게 공감과 위로를 전하고 있다면 큰애기는 도도·까칠·새침함으로 매력을 어필하고 있다. 무작정 펭수를 따라 하다간 대중에게 오히려 반감을 살 수 있다. 큰애기만이 가진 경쟁력을 확보하고, 유튜브 등 SNS를 적절히 활용해 진정성 있는 홍보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석현주 문화부 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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