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정규 울산시교육청 미래인재교육과 정보지원팀장

부탄의 교원을 대상으로 교육정보화 연수 및 교육정보화기기 지원을 위한 학교 시설환경을 점검하기 위해, 울산교육청 정재오 교육국장을 단장으로 교육청방문단 5명은 11월30일부터 7박8일간 태국 방콕을 경유하여 부탄으로 출국하였다. 출국전 부탄 교육부에 내년도 울산교육청에서 지원할 PC 설치 학교를 이번 방문시 알려주면, 교실과 전기 및 인터넷 등 전반적인 시설환경을 둘러보고 싶다는 요청을 하였을때 부탄 교육부 담당자는 “도심의 학교는 낡았지만 컴퓨터가 설치돼 있다. 울산광역시교육청은 내년부터 ICT 환경이 정말 열악한 시골학교를 우선적으로 지원해 줬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12월2일 월요일 우리 방문단은 파로시에 있는 캉쿠중학교를 방문하였을 때 교육부 담당자, 부탄에서 ICT 교재를 편찬하는 담당 교사와 캉쿠중학교 교사 30명이 우리교육청의 교육을 받기 위해 교실에 모여 있었다. 교장선생님과 인사하고 학교와 학생들 선물을 전달한 뒤 강동초등학교 김원일 선생님의 로봇 코딩과 메이크 수업인 VR 수업이 진행되었고, 이어서 강남초등학교의 정준형 선생님의 마이크로비트 교육이 진행되었다.

모두 즐거워하고 너무너무 신기해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우리 선조들이 축음기를 처음 보았을 때 이런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3시간의 수업을 끝내고 오후에 내년도 교육정보화기기를 지원하기 위한 학교시설을 둘러보기 위해 시내에서 1시간 떨어져 있는 학교를 방문하기로 하였다. 비포장길을 30~40분 버스로 달려 도착한 럼쳇세카학교, 이곳에도 가져간 학교와 학생들의 선물을 전달한 뒤 학교시설을 둘러 보았다.

컴퓨터는 교무실 노트북 2대뿐 그 노트북도 우리는 사용하지 않는 팬티엄급 노트북으로 인터넷은 우리의 무선인터넷인 에그와 같은 동글이라는 USB 무선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었다. 인터넷 속도는 메가(M)도 아닌 우리가 25여년 전 사용했던 56Kbps 정도의 속도를 불평하지 않고 사용하고 있었다. 이런 환경에서는 교육정보화기기를 지원하더라도 ICT활용 수업이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부탄 교육부 관계자는 “울산광역시교육청에서 내년에 이 학교에 정보화기기를 지원해 준다면 지원된 기기들 모두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하였다. 또한 최근 학교 근처에 무선 통신기지국이 하나 더 생겨 내년부터는 좀 더 나은 속도의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는 교장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교실들을 둘러보았으나 제대로 된 책상과 의자도 별로 없었다. 학교들을 둘러보는 내내 더 많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다.

숙소로 돌아와 우리 방문단은 더 많은 지원을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 끝에 학교 컴퓨터실에서 폐기하는 노후 컴퓨터의 디스크를 SSD로 교체하고, 메모리를 상향 조정하여 지원할 수 있다면 적은 돈으로 많은 기기를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에 중지를 모았다.

마지막날 부탄 교육부를 방문하여 우리의 생각을 전달하자 부탄이라는 나라는 중고차 조차 수입하지 않는다면서 그 부분은 자기 국가의 국민총행복위원회와 환경부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정말 환경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나라’라는 것을 우리는 잊고 있었다. 앨폰스 카는 “행복은 불행을 피하는 것에서 성립된다”라고 했다. 물질적인 것보다 환경이 파괴되는 불행을 피해 국민의 행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라 부탄! 영원히 국민들의 행복이 가득하길 바라면서 우리 방문단은 귀국길에 올랐다.

주정규 울산시교육청 미래인재교육과 정보지원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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