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혁신도시는 시내 한가운데 자리잡아 다른 어떤 도시보다 지리적 이점이 높다. 그 덕에 아파트(공동주택)와 단독택지 분양이 ‘대박’을 쳤다. 시세가 급등해 분양을 받은 것만으로도 엄청난 이득을 보게 됐다. 하지만 공기업 부지와 가까이 있는 상업부지는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택지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가장 중요한 원인은 바로 신세계백화점의 건립지연이다. 한 사업가는 신세계백화점 입점을 믿고 대규모 상업시설을 지었다가 엄청난 손실과 말못할 고충을 겪기도 했다.

신세계 측은 수년동안 ‘곧 백화점을 건립하겠다’는 계획 발표만 반복해왔다. 지방선거·국회의원 선거에서 후보들간 쟁점이 되면서 떠밀려서 어쩔 수 없기도 했겠지만 결과적으로 아무런 계획도 없이 수년동안 빈말만 해온 것이다. 신세계가 울산혁신도시의 상업부지(2만4332㎡·울산석유공사 맞은편)를 매입한 것은 2013년이다. 그 후 2016년에는 중구와 백화점 건립 업무협약을 맺고 2019년까지 백화점과 엔터테인먼트·레저시설을 갖춘 복합센터를 건립하겠다는 발표를 하기도 했다. 올해 6월말께만 해도 “용역결과와 내부 검토를 거쳐 올해 안에는 반드시 백화점 건립계획을 밝히겠다”고 했던 그들이다. 그런데 이제 업무협약에서 약속했던 건립시기도 지나버렸다. 사실상 우리나라 유통의 대표 기업이 울산시민을 기만한 것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지난 27일 신세계 측은 울산 중구청을 방문했다. 이날 김정식 부사장과 권상근 신규개발담당 상무 등은 박태완 중구청과의 면담에서 “신세계백화점 대구점과 부산센텀시티점을 제외하고는 지방 백화점이 모두 역신장하고 있다”면서 “울산혁신도시를 비롯한 다른 도시의 부지도 사업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현재로선 울산혁신도시에 백화점을 건립할 계획이 없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부지를 되돌려주어야 한다. 신세계백화점의 입점에 따른 지역발전 기대감을 갖고 이 중요한 부지를 그들에게 매매한 것이기 때문이다. “혁신도시 중심 상업지역을 더 이상 공터로 비워둘 수는 없으므로 구체적 사업계획이 없다면 해당부지를 매각해달라”는 것이 울산시민들의 요청이다. 신세계백화점은 혁신도시내 상업지역의 앵커시설이다. 저렴한 가격에 땅을 매입해 6년여동안 개발행위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은 혁신도시 발전에 크게 지장을 주므로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에도 어긋나는 행위다. 신세계측은 빠른 시일내 사업계획을 실행하거나, 부지를 매각하거나 양자택일을 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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