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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바꾸는 젠트리파이어]앞선 감각·소통마케팅으로 도시의 속살과 겉모습 바꿔나가1. 울산 남구 신정동(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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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1.01  21: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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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정동 주택가 골목길에 활력을 주는 공간들-빌리지커피

영국 사회학자 루스 글래스는 1964년 런던 도심지에서 발생한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서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노후된 도심 건물을 특색있는 장소로 탈바꿈시켜 활기를 잃었던 공간을 사회·경제·문화적으로 활성화하는 것이다.

젠트리피케이션과 함께 등장한 단어가 바로 ‘젠트리파이어(Gentrifier)’다. 인문지리학자인 데이비드 레이는 젠트리파이어를 ‘문화적 신계층’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그도 그럴것이 젠트리파이어 대부분이 경제적, 문화적, 인적 네트워크를 고루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젠트리피케이션을 말하다>(2016)에 따르면 한국의 젠트리파이어는 197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중반에 태어났고, 대학에서 예술적·문화적 소양을 쌓았고 특정한 문화적 취향과 미학적 성향이 있다고 정의했다.

한때 울산시 중구 원도심의 현상으로만 치부되던 젠트리피케이션이 요즘은 울산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같은 현상을 주도하는 젠트리파이어의 출현과 활약상도 울산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일정 구역에서 기존과 다른 이색 공간을 만들어내는, 이들 젠트리파이어 중 상당수가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다. 이들은 학력부터 해외경험 등 양질의 스펙을 지녔고, ‘힙’한 인테리어 감각과 SNS 마케팅으로 도시의 겉과 속을 바꾸어내는데 앞장서는 중이다.

낡은 집에 생기를 불어넣고, 더 나아가 골목과 동네에 새로운 희망의 꽃을 피우는, 이들 젠트리파이어와 그들이 운영하는 이색공간들을 찾아가 본다.

   
▲ 신정동 주택가 골목길에 활력을 주는 공간들-봉전복

70년대 중반서 80년대 중반 출생
학력부터 해외경험 등 스펙 지녔고
특정한 문화취향과 미학 성향 갖춰
기성세대와 달리 자유로운 삶 추구
◇골목의 아침은 빵냄새로 시작된다


울산 남구 신정동은 울산의 8학군으로 불리던 옥동에 뒤지지않을 정도로 학구열이 뜨거운 동네다. 한때는 유명 학원가가 밀집한 교육의 메카였으나 요즘은 아기자기한 골목상권으로 또다른 전성기를 맞고 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구도심의 변화를 설명한다는 측면에서 신정동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주택이 밀집해 있는 지역으로 주택개조를 통한 핫플레이스를 조성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우선 문수로1차아이파크에서 2차에 이르는 골목길을 살펴봤다. 주택개조를 통해 이색공간을 조성한 곳 대부분이 카페나 레스토랑이다. 그런데 건강한 집밥 콘셉트의 전복집이 있어 눈길을 끌었다. 봉전복이라는 전복집이다. 이 집 역시 주택을 개조한 공간에서 운영돼 멋과 맛의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한다. 봉전복의 대표 메뉴는 전복가마솥밥이며, 전복물회, 전복구이, 전복찜, 전복감바스 등 다양하다.

   
▲ 신정동 주택가 골목길에 활력을 주는 공간들-담우락

봉전복 앞집은 카페 렘바스(LEMBAS)다. 쌀로 만든 건강한 빵을 지향하는 베이커리카페인데 라갤러리에가 사라진 자리에 새로운 사장이 자리를 잡았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빵들이 밀가루가 아닌 쌀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카페 렘바스에서 몇 발자국 떨어지지 않은 곳에 바게트 호텔이 있다. 렘바스에서 바게트 호텔로 이어지는 골목길에서는 유난히 빵굽는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바게트 호텔은 빵이 맛있는 카페로 20~30대 젊은층은 물론 인근에 거주하는 동네 주민들로부터 호평을 얻고 있다. 주택을 개조해 조성한 공간들 대부분이 예전 살림집 구조형태를 그대로 살려두고 있는데 바게트 호텔의 인테리어 감각은 조금 신선하다.

   
▲ 신정동 주택가 골목길에 활력을 주는 공간들-카페 렘바스

학원 밀집한 교육메카 신정동에
아기자기한 카페·밥집 들어서며
주택가 골목길에 활력 불어넣어
내집같은 아늑함·집밥으로 어필

◇‘내집같은 아늑함’으로 트렌드 선도

바게트 호텔에서 150m정도 봉월사거리 방면으로 걸어가면 건강한 밥, 건강한 술을 모토로 하는 비빔밥 전문점이 있다. 담우락은 비밤밥이 대표 메뉴지만 저녁 술안주 메뉴로 명태찜이나 불고기전골도 인기다. 요즘엔 제철을 맞은 꼬막비빔밥 주문도 늘었다고 한다.

강종복 담우락 대표는 “단순한 밥집으로는 살아남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골목길에 활력을 줄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생각했고, 트렌드에 맞춰 주택을 리모델링했다”고 말했다.

   
 

맞은편에는 빌리지커피가 있다. 젠트리파이어를 놓고 소상공인, 공간기획자 등이 거론되지만 특정 건물 자체가 젠트리파이어 역할을 하기도 한다. 빌리지커피가 대표적인 예다. 신정동의 변화는 빌리지커피의 등장 전후로 나눌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6년 빌리지커피가 처음 생길때만 해도 주변은 평범한 주택단지였다. 때문에 창업 초기엔 허가부터 쉽지 않았지만, 이젠 어엿한 동네 사랑방으로 자리잡았다.

   
▲ 신정동 주택가 골목길에 활력을 주는 공간들-바케트호텔

이성욱 빌리지커피 대표는 “30여년 전 주택가에서 유행했던 붉은 벽돌의 색감을 좋아한다. 빌딩숲보다는 주택가에 자리 잡은 것도 이 벽돌 때문이다. 내집같은 아늑함을 손님들도 느끼길 바란다.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면서 누구나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공간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8년간 커피회사에 근무하다가 빌리지커피를 열었고, 현재는 직업전문학교 등에서 커피강좌도 진행하고 있다.

공간이 주는 이색적인 분위기를 즐기고자 이곳 저곳의 커피숍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빌리지커피는 따뜻한 이웃집처럼 어제 방문했을 때와 오늘 방문했을 때의 느낌이 사뭇 다른 공간이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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