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이다. 선명하고 붉은 새해가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 앞바다에 불쑥 떠올랐고 한반도에 새해 아침이 밝았다. 울산읍지는 간절욱조조반도(艮絶旭肇早半島)라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아침을 여는 울산이 우리나라 근대화를 이끈 산업도시로 성장한 것은 타고난 운명이다. 경제 침체와 정치 혼란을 유례없이 동시에 경험하고 있지만 우리는 또한번 운명의 새역사를 힘차게 시작해야 한다.

올 한해 우리의 염원은 오로지 경제 회복이다. 지난 연말에 발표된 울산의 경제지표는 여전히 어둡다. 수출은 지난 7월부터 11월까지 5개월째 연속 감소다. 718억달러라는 수출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에 따르면 1~11월 누계 수출액은 634억8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4%나 감소했다. 동남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울산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광공업 생산은 전년동월 대비 5.5% 줄어들어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출하도 5.0% 감소했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1위를 자랑하던 개인소득도 2년째 서울에 이어 2위로 내려앉았고 지난해 개인소득증가율은 ­2.7%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올해를 울산경제가 성장으로 돌아설 수 있는 디딤돌 위에 서 있는 한해로 전망한다. 3대 주력산업인 석유화학에서 새로운 투자가 예고돼 있고 조선과 자동차가 패러다임의 변화를 좇아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4%로 전망하면서 울산의 석유화학공장 등 민간기업투자를 25조원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친환경차부품공장의 울산유치로 2조1000여억원의 투자가 이뤄지고 4600여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지역의무공동도급제로 진행되는 도시외곽순환도로 건설과 국립병원 설립으로 건설경기도 살아날 조짐이다. 태화강국가정원 지정으로 관광산업이 활기를 더하면 소상공인들에게도 희망의 싹이 돋아날 것이다.

문제는 정치다. 정치적 안정 없는 경제성장은 쉽지 않다. ‘하명수사의혹’으로 인한 정치적 혼란은 올해도 계속될 조짐이다. 송병기 경제부시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기는 했으나 검찰의 수사는 여전히 송철호 울산시장을 향해 달려오고 있다. 선거공약과 관련된 울산시정(市政)도 정치의 늪에 빠질 우려가 없지 않다. 송철호 시장은 신년사를 통해 “장기불황이라는 안개에서 벗어나 울산재도약을 향해 굳건하게 나아가는 한해가 되기를 두손 모아 기도한다”고 했지만 공허하다. 발목이 묶인 시장과 부시장이 과연 얼마나 ‘울산 재도약’이라는 ‘시정(施政) 최우선 목표’를 향해 뛸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검찰 수사가 하루빨리 마무리돼 혼란에서 벗어나길 기대할 뿐이다.

그래서 올해 4월15일 국회의원 선거는 그 어느 해보다 중요하다. 우리는 단지 국회의원 6명을 선출할 뿐이지만, 국민의 바람이 무엇인지를 똑똑히 전달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경제성장과 사회정의의 발목을 잡는 정치를 제대로 심판해야 한다. 유권자의 권리와 책임이 제대로 행사될 때 정치안정과 경제성장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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