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병기 보람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병원을 찾은 소아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감염땐 일부만 발병 대부분 잠복상태
잠복결핵 중 10% 활동성결핵으로 발병
소아는 부모·양육자와 접촉으로 감염
어릴때 감염되면 발병위험도 크게 올라
기침·가래 2주이상 지속땐 검사 필수

결핵은 예방과 치료가 가능한 질병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연간 4400명이 결핵으로 사망한다. 우리나라의 결핵 환자는 과거에 비해 급감했지만, 인구 10만명 당 결핵 발생환자는 평균 87명, 사망자는 10명으로 OECD 국가 평균인 17.7명과 2.1명을 훨씬 웃돌고 있다. 한국전쟁 이후인 1950년대에는 국민의 6.5%(130만명)가 결핵환자였다. 당시 4만여명이 매년 결핵으로 사망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2011년 이후 감소 추세지만 2018년 한해동안 2만6000여명의 결핵 환자가 발생했다. 결핵환자와 밀접 접촉 시 30%가 감염될 정도로 전파도 빠른편이다. 이병기 보람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함께 결핵의 예방과 치료법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본다.

◇대부분 잠복결핵이지만, 소아 전염 가능

결핵은 기원전 7000년경 석기 시대의 화석에서 그 흔적이 발견된 이래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생명을 앗아간 감염질환으로 꼽힌다. 이러한 결핵은 독일의 세균학자 로버트 코흐가 결핵균을 발견하면서 비로소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결핵균에 감염되는 경우 일부에서만 균이 지속적으로 증식해 초감염 결핵이 발생하고, 대부분은 면역기전에 의해 결핵균이 억제돼 잠복결핵감염(latent tuberculosis infection, LTBI) 상태가 된다.

이병기 보람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잠복결핵감염은 몸 안에 결핵균이 존재하지만 활동·증식하지 않아 결핵이 발병하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다른 사람에게 결핵을 전파하지 않는다. 그러나 잠복결핵감염을 치료하지 않을 경우 치료를 완료한 경우에 비해 결핵 발생 위험이 7배 높다. 잠복결핵감염 중 10%가 활동성 결핵으로 발병한다. 5%는 2년 이내에, 그 나머지는 평생에 걸쳐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소아의 경우 대부분은 결핵에 걸린 가족, 특히 부모 또는 양육자와의 밀접한 접촉에 의해 감염된다. 심지어 성인 전염성 결핵환자가 도말(객담을 슬라이드에 얇게 밀어서 염색하는 방법) 음성인 경우에도 가족 내 소아로 전파되는 경우가 30~40%가량 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 전문의는 “잠복결핵 감염에서 질병으로 발전할 위험은 소아의 연령과 면역 상태에 의해 주로 결정된다. 정상 면역기능을 가진 청소년이나 성인은 결핵감염이 결핵으로 진행할 위험이 낮은 반면(평생에 걸쳐 결핵이 발생할 위험률이 5~10%), 5세 미만의 소아 40~50%는 결핵으로 진행할 위험이 높다. 결핵에 걸린 소아는 대부분 초감염 후 12개월 이내에 결핵이 발생하며 이 중 60~80%가 폐결핵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기침과 가래 등의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는 결핵에 관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성인 폐결핵 환자의 흔한 초기증상은 잦은 기침, 객혈, 발열, 전신적인 무기력감과 미열, 체중감소 등을 꼽을 수 있다.
 

 

◇BCG접종으로 예방·약 복용으로 치료

나이가 어린 소아일 경우 활동성 결핵으로 이환될 가능성이 크다. 기존 연구를 보면 전체 접촉자의 3.5%가 결핵으로 발생하는 반면, 5세 미만 소아의 경우는 9.6%, 5~14세는 4.5%로 나타난다.

소아의 결핵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접촉자에 대한 조사가 매우 중요하다.

이 전문의에 따르면 “최근 우리나라에서 잠복결핵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 중 치료를 시작한 경우는 10명 중 3명에 불과하다. 국내 잠복결핵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것으로도 대부분의 결핵은 완치가 가능하다. 2주 정도 약을 복용하면 기침이나 발열, 무기력감 등의 증상이 거의 사라진다.

이 전문의는 “잠복결핵 치료는 18세 이하의 연령에서는 이소니아지드 9개월 요법이나 이소니아지드와 리팜핀 병합 3개월 요법으로도 치료할 수 있다. 치료를 시작해 치료를 완료하는 경우는 약 77%이며, 40% 정도가 부작용으로 중단하고 있다. 그러나 소아청소년 연령에서의 잠복결핵감염 치료와 관련된 감염은 0.1% 미만으로 매우 드물며, 1개월마다의 임상적 관찰(식욕부진, 구역, 구토, 복부 불쾌감, 이유 없는 피곤, 갈색 소변, 노란 공막 또는 황달과 같은 간염의 증상 및 징후의 발현 여부 확인)과 함께 치료를 지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잠복결핵 감염 치료를 통해 결핵을 예방하는 것은 조기 결핵퇴치를 위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결핵은 약물로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지만 감염된 폐에는 다양한 후유증이 남게 된다. 결핵종, 폐실질내 공동, 기관지 확장증, 기흉 등이 대표적이다. 드물게 결핵을 앓은 흔적에서 폐암이 발생하기도 하고, 공동 내에서 진균종이 생기면 대량 객혈을 동반해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결핵 예방을 위해서는 BCG접종을 해야 한다. 결핵균에 감염되기 전 BCG 접종을 하면 발병률이 20%로 줄어들며 이 효과는 10년 이상 지속된다. BCG는 결핵뿐만 아니라 소아의 결핵성 뇌막염이나 속립성 결핵 예방효과도 있어 출생 후 1개월 이내 접종을 권하고 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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