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 한국관광공사는 일본의 14개 지자체의 인기 캐릭터를 초청해 응원투어를 실시했다. 이들은 ‘수호’랑 ‘반디’라는 평창올림픽 공식마스코트의 안내를 받으며 강원도와 서울 일대를 여행했다. 관광전문가가 아닌 캐릭터를 초청해 한국관광을 홍보한 것이다. 일본 지자체의 캐릭터 중 일부는 10만~20만명 이상의 팔로워도 보유하고 있다. 구마모토현은 일본 48개 지자체 중 인지도가 32위였으나 캐릭터 쿠마몬의 인기로 18위까지 올랐다고 한다. 쿠마몬 관련 상품의 매출도 1조4000억원에 달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성공한 공공 캐릭터는 88올림픽의 ‘호돌이’를 꼽을 수 있다. 상업용으로는 수년째 인기몰이를 하고 ‘뽀로로’가 있고, 최근들어 EBS의 ‘펭수’가 급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인기 캐릭터의 탄생은 그리 녹록지 않다. 우리나라 245개 지자체 중 캐릭터를 보유한 지자체는 81%인 198개에 달한다. 울산에서도 그동안 처용과 고래 등 수많은 캐릭터를 만들었다. 하지만 어느 하나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울산 중구의 ‘울산큰애기’는 단연 돋보인다.

울산 중구가 큰애기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은 2016년 8월이다. 2년만인 2018년 10월 제1회 우리동네캐릭터대상에서 우수상을 차지했다. 순위로는 3위였지만 자치단체 중에서는 1위였다. 일본에서 열린 ‘유루캬라 그랑프리’에도 참가해 국제적인 입지도 넓혔다. 지난해에는 우리동네캐릭터대상에서 마침내 1위에 올랐다. ‘2019 중구관광의 해’를 앞두고 정부의 예산지원으로 다양한 오브제를 만들어 시내 곳곳에 배치하고 공무원으로 인격도 부여했다. 원도심에는 큰애기하우스도 있다. 노래와 율동도 만들고 뮤지컬과 드라마도 제작했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더 이상 확대하기에는 예산도 없고 시스템과 인력도 부족하다는 것이 중구청의 고민이다.

‘울산큰애기’가 중구의 울타리를 넘어 울산 전역으로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름에서도 그러하듯 울산큰애기를 중구에 한정할 이유는 없다. 남·동·북·울주를 막론하고 울산의 대표 캐릭터가 되기에 충분하다. 울산시의 적극적인 지원 하에 중구가 주축이 되어 보다 다양하고 적극적인 상품화에 나서야 한다.

캐릭터는 공감과 치유(힐링)의 매개체다. ‘모든 사람에게 꿈과 감동을 주는 제품을 만들어 행복한 시간을 선사한다.’ 이는 ‘호빵맨’으로 유명한 일본의 캐릭터 기업 반다이(BANDAI)의 기업이념이다. 십리대숲을 가진 태화강국가정원과 샹냥하고 복스런 울산큰애기가 시너지를 내면 울산관광산업이 새로운 궤도로 진입하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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