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 젊음은 인간의 오랜 꿈
의생명공학은 욕망 충족의 해답
지역기관 협력으로 선도적 위치를

▲ 민영주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2020년 새해 초를 맞아 우리 울산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지역 경제와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중장기적으로 우린 어떤 분야에 시간과 돈 그리고 노력을 투자해야 하는가? 과연 미래에 전망이 밝은 분야는 어디일까? 차세대 우리나라의 먹거리는 무엇이 될까? 지금의 한국 경제를 만든 반도체,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가전 산업에서 어떤 새로운 분야가 그 자리를 대체할 것인가?

이러한 질문에 답을 한다면 필자는 가장 가능성 있고 희망적인 분야 중 하나로 의생명공학 분야를 꼽고 싶다. 왜냐하면 의생명공학 분야는 우리나라가 선도해 나갈 수 있는 인적 자원과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의생명공학이 차세대 먹거리 산업으로 주목해야 하는지를 한번 살펴보자. 그 이유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이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늙어 간다는 것은 신체적으로 기능이 떨어지고, 크고 작은 질병에서 벗어나기 어려우며 죽음이 남의 일이 아님을 체감하는 것이다. 반면에 건강과 젊음의 가치는 그 어느 시대보다도 높아질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건강과 젊음은 미래 인간 사회에서 가장 큰 욕망으로 자리 잡을 것임이 분명하다. 이러한 미래 인간의 가장 큰 욕구를 구체적으로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분야가 바로 의생명공학이다.

건강하게 젊음을 유지할 수 있기를 바라는 인간의 욕망은 이미 4000년 전부터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인간의 꿈이라고 볼 수이다. 이렇게 오래되고 누구나 아는 진부한 꿈을 왜 이제 다시 꺼내서 주목해야하는 것일까? 의아해하는 분들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왜냐하면, 과거엔 그건 한낱 허망하고 부질없는 꿈에 불과했지만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는 실현 가능한 꿈이기 때문이다. 보다 대담하게 말한다면 영생(永生)을 현실화하는 시대에 우린 들어서고 있는 것이다.

지난 100여 년 간 의생명공학 분야는 인간의 조기(早期) 사망을 해결하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 왔다. 세균, 바이러스, 기생충 감염으로 인한 사망,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으로 인한 심뇌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 그리고 암으로 인한 사망으로부터 벗어나고자 노력해 왔다. 아직 완전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누구나가 느낄 정도로 치료법이 개선되었고 거의 완성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이제 남은 건 시간문제 일 뿐이다.

한편, 의생명공학의 앞서가는 전문가들은 새로운 목표에 눈을 돌리고 있다. 건강하게 젊음을 유지하는 노화 방지와 재생 의학(regenerative medicine)으로 투자와 연구가 쏠리고 있는 것이다. 피부 뿐 만 아니라 심장, 폐, 콩팥, 뇌 등의 장기 그리고 근육, 골격 그리고 관절의 기능을 유지 또는 복원하기 위한 약제, 줄기세포, 인공장기, 기계적 장치 및 로봇기술 등이 바로 그러한 분야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어떤 지역이 차세대 의생명공학 분야에 선도적 위치를 점유하고 있을까? 역시 서울, 경기, 인천, 대전 그리고 대구 등이다. 우리 울산의 실정은 어떤가? 이와 관련된 유관 기관들을 살펴보면 울산과학기술원(UNIST), 울산대학교, 울산대학교병원, 현대중공업 등을 들 수 있다.

학계, 병원 및 로봇산업 인프라는 다른 지역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의료기기와 제약 산업의 인프라가 열악한 실정이다. 그러나 위에 언급한 기관들이 긴밀히 협의하고 합심해서 노력한다면 자연스럽게 부족한 인프라도 갖춰질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보면 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본다.

중요한 건 위 기관들의 관계자, 교수 그리고 전문 인력들이 울산의 미래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지역 내에서 서로 긴밀히 협의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새해에는 그러한 노력들이 구체화되는 모습을 볼 수 있길 간절히 기대해 본다. 민영주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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