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경현 동천동강병원 내과 전문의가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노약자 빈발…9세 이하가 42%
심한기침·호흡곤란땐 의심을
금연·예방접종·영양공급 필수
최근 중국 후베이성 우한지역
원인불명 폐렴 의심환자 확산
일상전파 쉬워 여행 등 자제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원인불명의 폐렴 확산으로 중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 당국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지만 최종 병명 확인까지는 1~2주일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후베이성에는 2000명, 우한에는 1000명의 교민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태 확산에 따라 홍콩 보건 당국은 지난 4일부터 ‘심각’ 단계로 대응 태세를 격상하고, 공항에 고열 환자를 식별할 수 있는 적외선 카메라를 추가 배치하는 등 관리 강화에 들어갔다. 폐렴은 일상에서 흔하게 들어온 질환이라 위험성에 대해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전체 사망자 29만8820명 중 2만3280명이 폐렴으로 사망한다. 박경현 동천동강병원 내과 전문의와 함께 폐렴의 원인과 증상, 치료법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본다.

◇2주 이상 심한 기침 반복된다면 의심

폐(肺) 조직에 생기는 염증성질환인 폐렴은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에게 흔한 질병이다. 0~9세 소아에서도 흔하게 발병한다. 지난해 심평원 통계에서는 0~9세 환자가 전체의 42%를 차지해 60세 이상 고령자(27.5%)를 크게 앞서기도 했다.

폐렴은 숨을 쉬는 기능을 하는 폐에 병을 일으키는 세균이 침범해 호흡세기관지 이하 부위의 폐조직에 염증 반응과 경화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폐렴의 원인은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 기생충 등 다양하다. 이 중 소아에게 주로 발생하는 폐렴은 마이코플라스마균 폐렴을 비롯해 아데노바이러스 메타뉴모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 호흡기합포체바이러스(RSV) 보카바이러스 리노바이러스 파라인플루엔자(독감) 폐렴 등이다.

문제는 폐렴을 흔히 감기로 오인한다는 점이다. 보통 늦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환절기에 많이 발생하는 데다 초기 증상이 발열, 기침으로 감기와 비슷해서다. 그러나 증상이 가볍고 보통 2주 이내에 호전되는 일반 감기와 달리 폐렴은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고 감기에서는 볼 수 없는 추가 증상을 동반한다. 면역력이 약한 소아의 경우 폐렴을 감기처럼 가볍게 여기고 방치했다가 병을 더 키워 합병증까지 얻을 수 있으므로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폐렴과 감기의 가장 큰 차이점은 고열과 심한 기침, 그리고 호흡 곤란이다.

박경현 동천동강병원 내과 전문의는 “폐렴은 일반적으로 감기보다 기침을 심하게 해서 잠을 설칠 정도다. 여기에 오한, 흉부통증, 호흡곤란이 동반되기도 한다. 하지만 호흡기 질환의 5대 증상인 기침, 객담, 객혈, 호흡곤란, 흉통 등이 모두 나타날 수 있어 폐렴과 다른 질환을 증상만으로 구분하기는 매우 어렵다. 또 폐렴환자는 특히 고령환자에게서 매우 위험한데, 고령환자는 같은 정도의 폐렴이라도 젊은 환자에 비해 증상 호소가 심하지 않아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폐렴구균 접종·금연·위생관리로 예방

폐렴의 진단은 열이 나면서, 기침과 누런 색깔의 가래가 보이면 의심하게 된다. 이런 환자에게 흉부 X-Ray를 촬영해 폐렴의 소견이 나오고 혈액검사에서 백혈구가 상승돼 있으면 폐렴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박 전문의는 “일반적으로는 38.3℃ 이상의 열과 흉부 엑스레이상 새로운 폐침윤, 기관 및 기관지 분비물과 백혈구의 증가 또는 감소 등이 있다면 폐렴으로 확진하게 된다”고 말했다.

폐렴환자 치료의 기본은 항생제 처방이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항생제 처방이 과도하게 이뤄져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경우가 많다. 연구에 따르면 폐렴구균의 페니실린에 대한 내성이 73~75% 정도로 보고될 정도이다.

박 전문의는 “입원까지 필요하지 않는 환자에 대해서는 페니실린, 세팔로스포린 등의 베타락탐 단독 또는 아지스로마이신 등의 마크롤라이드의 병용, 또는 호흡기 퀴놀론계 항생제를 사용해 치료한다. 항생제는 7~10일정도 투여하지만, 합병증이나 동반질환, 항생제에 대한 반응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병원에 입원하는 폐렴환자 중에서 초기 항생제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다른 환자에 비해 사망률이 약 7배나 높아 매우 위험하다”고 했다.

폐렴 발생은 흡연과 관련이 높기 때문에 금연이 폐렴의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 영양결핍 또한 주요한 위험인자이므로 충분한 영양공급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박 전문의는 “폐렴 예방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예방접종이다. 폐렴구균 예방접종은 만 65세 이상이면 전국 어느 보건소에서나 무료로 접종할 수 있다. 폐렴구균 예방접종은 노인과 소아의 감염을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고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또 독감에 걸리면 합병증으로 독감 바이러스에 의한 폐렴이나 2차 세균 감염에 의한 세균성 폐렴에 걸릴 수 있으므로 매년 독감 예방주사를 맞는 것이 좋다. 또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손을 잘 씻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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