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철 울산북부소방서 119시민산악구조봉사대

첨단산업의 발달과 더불어 바야흐로 셀프(SELF) 시대가 유행인 요즘 다양한 업종(셀프세차장, 셀프 빨래방 등)에 걸쳐 셀프의 방식이 적용되고 있다. 비교적 쉽고 간단한 조작만으로도 작동하는 셀프 기계설비와 그 설비를 관리하는 필수인원만 있으면 되는 점이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최저임금의 상승, 주 52시간근무제 등은 셀프로의 전환을 더욱더 가속화시킬 것이다. 이것은 시대의 흐름이자 필연적인 선택이 될 것이다.

범람하는 셀프의 홍수 속에서 셀프주유소도 예외일 수 없다. 전기와 같은 대체 에너지를 연료로 사용하는 차량의 개발 및 상용화, 새로운 도로의 개설에 따른 차량 통행량의 감소, 등으로 주유소의 영업 침체가 계속되자 가격 경쟁력을 잃지 않기 위해 우선 주유원의 수부터 줄이고 셀프주유소로 변경하는 주유소가 늘고 있다. 24시간 영업은 물론이고 심지어 관리자 1인주유소로 운영하는 이런 사업장에 대해 위험물 안전에 대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다른 셀프 사업장과 달리 주유소는 휘발유 등 기름을 취급하는 곳이기에 항상 위험이 존재하며 한순간의 방심으로 안전 관리에 소홀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주유를 하러 주유소를 가보면 셀프주유소이지만 주유원들이 근무를 하면서 서비스 차원에서 차량에 주유를 해주는 일반주유소와 셀프주유소를 비교해 보면 일반주유소의 경우 위험물에 대해 어느 정도 지식이 있는 주유원들이 주유를 해주기 때문에 화재 발생 위험은 상당히 적다. 쉽게 말하자면 고객이 차에 타고 있고, 주유원은 고객에게 차의 시동을 끄게 하거나, 고객이 흡연을 하는 행위 등 화재를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을 사전에 차단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셀프주유소는 고객이 직접 차량에 주유하기 때문에 셀프주유 설비, 그리고 셀프주유소에 필요한 부대시설, 즉 CCTV, 방송설비, 비상시 위험물의 공급을 정지하는 장치 등이 별도로 설치되어야 한다. 이것은 고객이 직접 차량에 주유를 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예방하고 신속히 대응하기 위함이다.

셀프주유소의 관계인은 이렇게 셀프주유 설비 감시가 가능한 장소(감시대)에서 고객이 주유하는 것을 직접 보는 등 적절한 감시를 반드시 해야 한다. 그리고 비상시 또는 그밖에 안전상 지장이 발생한 경우에는 제어장치를 조작하여 위험물의 공급을 일제히 정지하고, 셀프주유 설비 감시장소(감시대)의 방송설비를 이용하여 고객에게 필요한 지시를 필히 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셀프주유 설비 감시장소(감시대)에서 근무하는 감시원은 안전관리자 또는 위험물 안전관리에 관한 전문지식이 반드시 있는 자여야 할 것이다.

24시간 한시도 빠짐없이 감시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1인 셀프주유소의 한계를 보여주듯 야간에 불만 켜놓고 관계자가 자리를 비우는 주유소, 그리고 심지어 불도 꺼놓고 셀프주유기만 켜놓은 주유소도 있다. 밤사이 얼마를 더 벌겠다고 켜놓은 셀프주유기가 주유가 절실히 필요한 고객에게는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은 행복을 주겠지만 고객의 안전은 관계인이 감시대를 떠날 때같이 자리를 비운 것이나 다름없다. 만일 고객이 주유를 하다가 화재라도 발생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사고가 발생할 것이다. 그리고 고객이 초기에 화재를 진압하거나 119에 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자리를 뜬다면 상상만 해도 결과가 아찔하다. 고객의 안전마저 셀프로 운영 중인 주유소들도 가끔 있다.

이런 주유소들은 소방당국의 단속에 적발되어 응분의 대가를 치르기도 하지만 그중 일부 주유소에서는 화장실도 못 가냐고, 오죽하면 이러겠냐고, 또 휴대폰에 CCTV앱이 있어 늘 들여다보고 있다고 푸념섞인 말을 할 것이다. 영업이 끝나면 기계의 전원을 완전히 모두 다 차단하여 위험의 소지를 없애야 한다. 위험물을 취급 하는곳의 안전은 항상 강화되어야 한다. 주유소를 운영하는데 어려움이 많겠지만 위험요소를 사전에 차단하고 예방하는 것이 고객의 안전을 지키고 주유소 재산을 지키는 길이다. 이영철 울산북부소방서 119시민산악구조봉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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