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무에 늘 담이 젖는 바닷가 독가촌
설 아침 색동 햇빛 텅 빈 작은 마당
가끔씩 열었다 닫는 옹이 많은 마음 하나

 

▲ 김정수 시조시인

클레멘타인(‘Oh my Darling, Clementine’)은 미국 서부의 민요다. 넓은 바닷가 안개가 자욱한 집에서 이주해 온 광부 아버지와 딸이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살았다.

하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딸을 잃은 아비가 목 놓아 딸을 부른다. 천륜의 깊이는 나무의 뿌리 같은 것. 옹이 박힌 그 마음,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다.

다시 찾아온 새 해 새 날, 마당에 내린 햇살을 밟고 눈에 어린 그 딸이 ‘아버지’하고 달려올 것만 같아 수없이 방문을 여닫았을 것이다. 김정수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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