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정유·석유화학

미국·이란 갈등에 유가 상승

글로벌 시장 공급↑·수요↓

유화업계 업황반등에 먹구름

배터리분야·탈정유화 도전장

▲ 석유화학 업계는 올해도 공급확대와 글로벌 수요감소로 뚜렷한 수익성 개선이 보이지 않고 있다. 울산지역 석유화학업체들이 위기돌파를 위해 강력한 경영회복과 함께 자생력 확충방안을 세우는데 주력할 전망이다. 사진은 울산 석유화학공단 전경. 경상일보자료사진
‘불확실성’ ‘혁신이 생존좌우’ ‘새로운 10년 토대’. 정유 및 석유화학업계 CEO들의 2020년 신년사 주요 요지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지속되고 산업의 빠른 경영환경 변화 속에서 미래 생존 키워드로 혁신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올해도 공급확대와 글로벌 수요감소로 뚜렷한 수익성 개선이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어느때보다 산업현장에서의 위기극복을 위한 과감한 사업구조 개혁, 포트폴리오 변화 등의 시도가 예측된다.

무엇보다 유화업계는 새해벽두부터 들려온 미국·이란간 갈등 최고조로 국제유가 급등, 원유공급 부족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분위기다. 중동지역 긴장은 국제 석유시장 시황과 직결되는데 갈등이 더욱 심화하면 정유 뿐 아니라 석유화학, 조선해운, 관련업계들까지 ‘도미노’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그동안 미중 무역전쟁으로 석유 수요가 많이 하락해 글로벌 경기 악화가 지속됐는데, 중동발 리스크가 고조되면 회복이 어렵다”는 산업현장의 목소리도 들린다.

올해 수출 전선도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지난한 해 국내 석유화학 수출은 신증설 설비의 정상가동에 따른 수출물량 확대에도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한 제품단가 하락, 세계경기 불확실성 증대 영향에 따른 석유화학수요 감소 등으로 전년대비 14.8% 줄었다. 실제로 국제유가는 지난해 배럴당 63.55달러로 전년(69.66달러) 대비 8.8% 감소한 반면 석유화학 수출단가는 지난해 t당 1125달러로 전년(1345달러) 보다 16.4%나 감소했다. 석유제품도 경쟁국간 정제시설 증설로 인해 수출 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유가 하락 및 미중 분쟁 장기화에 따른 석유수요 둔화 영향으로 수출 단가가 하락했으며, 국내 정유사의 정기보수 증가 등도 수출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석유제품 수출단가는 t당 73달러로 전년(80.9달러) 대비 9.6% 줄었다.

올해에도 석유화학제품, 석유제품 수출 전선에 먹구름이 낄 것이란 예측이다. 이러한 대내외 위기극복을 위한 석유화학 업계의 가장 큰 변화와 시도는 ‘통합’이다.

수급악화로 인해 다운사이클(업황부진)에 진입한 화학사들이 자회사 인수 합병을 통해 활로 모색에 나서고 있다. 유화업계 대표주자로 울산에 주력생산공장을 갖고 있는 롯데케미칼과 한화케미칼이 각각 통합법인을 설립하고 새로운 성장전략을 펼칠 태세다. 사업 부문 및 계열사 합병을 통해 사업 영역 다각화와 사업 부문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자구책 강화 차원에서의 원가 경쟁력 확보도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전자소재 등 스페셜티 제품개발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움직임도 보다 강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40만대 공급가능한 수준으로 헝가리, 중국 공장에서 양산을 시작하며 배터리 생산규모를 늘리고 있다.

이와함께 정유사들의 ‘탈 정유화’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7조원 투자 규모인 S-OIL 울산 석유화학공장 건립 프로젝트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SK 울산콤플렉스내에 구축된 감압잔사유 탈황설비(VRDS)도 올 상반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가면서 시장선점에 박차를 가한다. 업계에서는 석유화학 기업이 범용 제품보다 고부가가치 사업에서 역량을 강화하는 차별화 전략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형중기자 leehj@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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