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보광 울산광역시자원봉사센터 사무국장

매년 12월이 되면 전국의 대학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가 선정되어 발표된다. 2019년의 사자성어는 대한민국 정치권이 분열하고 있는 현실의 안타까움을 담은 ‘공명지조(共命之鳥)’가 선정됐다. 목숨을 공유하는 새라는 뜻으로, 상대방을 죽이면 결국 함께 죽는다는 말이다.

대중적이지 않고,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의미의 사자성어가 선정된다는 평가도 있지만, 선정하는 사람이 교수들이고 사회적 문제를 분석하고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 이들이기에 그해 우리나라 시대상을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해도 무방할 것이다.

매년 부정적인 의미의 사자성어가 선정되어서일까. 2006년부터 2017년까지는 한 해를 시작하며 희망의 사자성어도 발표해 왔었다.

2020, 경자년(庚子年)이 밝았다. 쥐띠해는 희망과 기회의 해를 의미한다고 하니 개인적으로도, 내 직업적으로도 기대가 큰 해이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희망의 사자성어로 ‘사필귀정(事必歸正)’을 추천해 본다.

‘사필귀정(事必歸正)’, 모든 일은 반드시 바른길로 돌아가게 마련이라는 뜻이다. 팍팍한 현실을 힘들게 살아가는 소시민들에게는, 사회의 약자들에게는 “언젠가는 다 잘 될 거야”라는 믿음이 현재를 살아가게 하는 버팀목이다. 우리는 바른 것은 언젠가 통한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익혔고, 역사를 통해 배워왔기 때문이다.

필자 또한 지난 23년간 자원봉사센터 한곳에서만 근무하며 깨달은 것은 올바르게 꾸준히 정도(正道)를 가게 되면 결국은 인정받는 것이다. 또 사람의 마음을 얻고 꾸준히 선함으로 물들인다는 것이다.

자원봉사활동 현장에서 만나는 수많은 봉사자들과 우리 이웃들이 뿜어내는 선한 에너지들은 모이고 모여서 ‘언젠간 잘 될 것’이라는 희망을 대변해 준다. 뭉치고 뭉쳐서 눈덩이처럼 커진 선한 에너지들은 우리 사회에 희망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힘 있는 영향력을 펼칠 수 있다. 소수의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자원봉사를 이용하고자 했던 사람들은 일시적인 힘을 과시했을 뿐, 지속적이고 긍정적인 결과를 주진 못했다.

새해다. 희망과 행복, 건강 등을 기원하는 덕담들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안녕을 기원하는 때이다. 올 한해를 희망으로 열고, 1년 후를 안녕하게 마무리하기 위한 첫 단추가 채워지고 있는 것이다. 잘못 채워진 단추는 반드시 끝이 어긋난다. 지금 주변을 한 번 더 챙겨보며 다짐할 필요가 있다. 어느 틈엔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잘못되어 있던 상황을 바로 잡고, 희망의 에너지들이 더 많이 퍼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역과 종교를 떠나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우리는 모두 공정한 평가를 받고, 공평한 기회를 가지며,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사회, 또 이렇게 살만하고 잘 될 희망이 있는 세상을 만들어 후세에 물려줘야 하는 책임을 지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희망과 기회의 해, 2020년은 해가 끝나는 날까지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는 희망의 글귀가 우리 사회 마디마디에 스며들길 소망해 본다. 정보광 울산광역시자원봉사센터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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