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은 삶의 질 높이는 최고의 지략
신체활동 강화로 건강 도모하는 정책
정부 부처간 연계된 전략으로 세워야

▲ 황연순 춘해보건대학교 간호학과 교수

보건복지부 장관은 며칠 전 의료계 신년하례회에서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 악화 우려 문제, 필수 의료 확대와 지역 불균형 해소와 관련된 입장을 밝혔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인 ‘문재인 케어’에 따른 건강보험 재정 고갈을 우려한 목소리를 높였다. 필자의 눈엔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 측이나 반대 측이나 뾰족한 장기적인 대안은 없어 보인다. 진정한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에 도움이 되는 실효성 있는 방안을 혁신적으로 도입하지 않으면 묘책은 없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첫째, 신체활동을 강화해서 질병 예방과 건강증진을 도모할 수 있는 정책개발을 해야 한다. WHO는 국가의 경제적 수준과 상관없이 신체활동이 계속 저하되고 있다고 보고 사망요인 중 하나를 신체활동 부족으로 지목하고 세계행동계획을 선언했다. 더욱이 2020년에는 “나는 적어도 매일 20~30분 중강도의 신체활동을 한다.”를 결심하자고 제안까지 하고 있다. 중강도의 신체활동이란 한번에 30분 이상 또는 10분씩 여러 번 지속해서, 일주일에 5일 이상 움직이는 것이다. 활발하게 걸어서 약간 힘들지만 달리기와 같은 고강도가 아닌 격렬하지 않은 움직임을 말한다. 최대 심박수의 60~74% 정도의 강도로 움직이는 것이다. 일반 성인의 경우 30분정도 활발하게 걷는 것, 자전거 타기, 춤추기, 가벼운 산보, 아이들과 놀기, 청소하기 등의 움직이는 활동이 해당된다. 이런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통해 만성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습관을 들이자는 것이다.

만성질환을 가진 노인의 경우 체력이나 신체조건 등 각자의 상황에 맞게 가능한 만큼의 신체활동을 하도록 해야 한다. 활동을 위한 생각을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구체적인 장단점을 생각하게 해서 장·단기 목표를 세우고 일상생활에서 신체활동의 빈도를 높이고 방해요소를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을 마련하고, 언젠가는 자신이 신체적으로 활동적인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도록 해서 실제 운동을 시작하고 생활화하도록 하여 유지단계에 이르도록 해야 한다. 유관기관은 여기에 적절한 보상이나 지지를 해 주는 유인방법을 활용하면 더 효과적일 것이다. 어린이 및 청소년의 경우 가정이나 학교에서 하는 스포츠 활동이나 체육수업 등을 통해 즐겁게 다양한 신체활동에 참여하도록 격려해서 활동적인 습관을 들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정부 각 부처가 연계된 종합적인 정책 개발이 필요하다. 호주의 경우 신체활동을 위한 지원을 디테일하게 하기 위해 관련법을 세 번이나 개정해서 실효성 있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예로 노인에게 지급되는 소위 58교통카드는 우리나라처럼 단순한 복지차원에서 지원하는 것이 아닌 건강을 위한 신체활동을 활발하게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도록 했다. 가능한 여기저기 많이 움직여 다니라는 뜻이다. 부처간 연계의 결과다. 미국과 유럽의 경우도 신체활동을 더 많이 하도록 하기 위한 계획을 정부 각 부처가 긴밀하게 연계되어 종합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우리는 어떤가? 보건복지부의 신체활동과 관련된 지침이 있지만 오래된 것이라 잠자고 있는 상태다. 예컨대 보건복지부와 문화체육관광부만이라도 국민의 건강증진을 위한 연계된 전략을 함께 세우면 좋을 것이다. 중앙에서 못하니 지방에서는 더 못한다. 최근 울주군에서는 영남알프스 1000고지 9봉우리를 2년 이내에 완등하고 정상석을 배경으로 지정 포즈를 잡고 인증 사진을 찍어 제출하면 5개 지자체 기관명이 명시된 인증서와 메달을 주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필자도 꼭 참여해보고 싶을 정도의 매력적인 프로그램이다. 여기에 등산을 통한 신체활동과 건강증진의 개념을 함께 담아냈다면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할 텐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 또 우리나라 최고의 부자동네 서울 강남 지역만 해도 소득 수준 간 건강수명 격차가 11년이나 되는 점을 보면 신체활동 강화로 건강증진 도모를 하도록 하는 일은 기초적인 정책이 되어야 함과 동시에 정부 각부처간 연계된 전략이 절실하게 필요함을 역설적으로 말해준다.

새해를 맞이해 하는 결심 중에서 가장 흔한 것이 살을 빼겠다 혹은 운동을 하겠다는 것이다. 삶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최고의 지략임에도 불구하고 작심삼일이 되어버린다. 건강수호 의지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 공공의 문제이기도 하다. 문제 인식은 되고 있지만 실효성 있는 대책은 미미하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어떻게 신체활동 강화로 질병예방하고 건강증진 도모를 할 것인가 나아가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을 실현할 것인가에 대한 깊은 성찰이 유관기관과의 연계성 없이 나오기 때문이다. 황연순 춘해보건대학교 간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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