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울산개발이 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 개발에 다시 착수한다. 울산시와 롯데는 지난 2015년 12월15일 역세권 환승센터 부지 개발 협약을 맺었다. 시는 다음해 롯데에 역세권 토지 3만7000㎡를 561억원에 매각하고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주차장 부지 3만7000㎡를 30년간 임대하도록 해주었다. 하지만 4년이 지나도록 롯데는 복합환승센터 개발을 미뤄왔다. 되레 지난해 4월에는 복합환승센터 부지에 주상복합아파트를 지어 분양하겠다고 해 지역사회로부터 지탄을 받기도 했다. 마침내 롯데가 애초의 계획을 다소 변경해 복합환승센터 개발에 들어간다는 소식이다. 울산시는 지난해 10월21일 제출한 광역복합환승센터 지정 내용 변경 신청을 검토한 뒤 관련 부서·기관 협의를 거쳐 9일 변경 고시했다고 밝혔다.

울산시가 구체적인 행정절차에 들어갔고 롯데는 건축계획을 구체적으로 내놓았음에도 솔직히 미덥지가 않다. 울산시민들의 롯데에 대한 신뢰도는 매우 낮아져 있다. 롯데가 강동관광단지의 앵커시설인 리조트개발을 14년째 지연시키고 있는데다 복합환승센터 개발계획도 4년여동안 변경과 미루기를 반복해왔기 때문이다. 울산시민들이 롯데의 창업주 신격호 회장의 고향이 울산이라는 사실 때문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것과는 매우 대조적인 행보를 보여온 셈이다. 이번만큼은 반드시 울산시민들과의 약속을 지켜야 할 것이다.

복합환승센터는 울산 서부권 개발에 매우 중요한 기능을 갖는다. 전시컨벤션센터가 완공을 목전에 두고 있는데다 한화가 대규모 개발사업을 하기로 했기 때문에 KTX울산역의 확장은 매우 시급하다. 롯데의 계획에 따르면 복합환승센터는 3125억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6층 건물로 오는 11월 착공, 2022년 상반기에 완공된다. 애초에 계획했던 영화관은 빠지고 중앙에 환승센터와 판매시설, 좌우에 환승지원시설과 테마쇼핑몰이 들어선다.

다채로운 문화상업시설도 좋지만 이름에 걸맞은 명실상부 육상교통의 복합환승시설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사실도 간과돼서는 안될 것이다. 그저 이름뿐인 환승센터가 아니라 KTX역과 고속버스터미널·언양버스터미널, 택시승하차 등이 한꺼번에 이뤄지는 말 그대로 복합환승센터가 돼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울산시와 롯데는 고속버스터미널 이전에 대한 논의는 서둘러야 한다. 버스터미널의 이전은 시민들에게 매우 민감한 문제이므로 시민편의를 다각도로 고려해 최상을 방안을 찾아야 하는 데다, 뒤늦게 롯데에 대한 특혜 논란으로 반쪽짜리 환승센터를 만드는 일이 있어서도 안되겠기에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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