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조사로 시정 피해 초래

인사위, 직권 면직 처분 결정

경제일자리국장 직무대리로

후임 경제부시장 인선에 이목

▲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해 수사를 받고 있는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14일 직권면직으로 시청사를 떠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공직에서 물러난다.

울산시는 14일 비공개 인사위원회를 열어 송 부시장의 직권 면직 처분(15일자)을 결정했다. 그는 민선 7기 출범 초기에 경제부시장(별정직 1급)으로 발탁돼 지금까지 1년5개월간 업무를 수행해 왔다.

인사위원회는 김석진 행정부시장이 위원장을 맡고 위원 8명이 참여했다. 송 부시장은 일반 공무원이 아닌 별정직 공무원이어서 대통령령인 ‘지방 별정직 공무원 인사 규정’에 따라 직권면직 처분을 받았다. 이 규정은 ‘징계 또는 징계부가금(공금 횡령 등에 대한 변상) 사유가 있으면 직권으로 면직하거나 징계 또는 징계부가금 부과 처분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송 부시장은 현재까지 구체적인 비위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으나 최근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시정에 피해를 주는 등 공무원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는 사유로 인사위원회에 회부된 것으로 파악된다. 시는 경제부시장 궐위에 따른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고 시정 역점사업이 차질없이 추진되도록 김노경 일자리경제국장을 직무대리로 지정했다.

송 부시장은 울산 남구갑에 출마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총선에 출마하려면 공직자 사퇴기한인 16일까지 부시장직을 내려놓아야 해서다. 그러나 직권 면직이 결정된 후 오후 5시께 울산시청 앞 포토존에 선 송 부시장은 “총선 출마를 위한 공직 사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그대로 떠났다.

대신 그는 울산시청 내부망에 글을 올려 직원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송 부시장은 “저로 인한 동료들의 계속되는 어려움과 울산호의 흔들림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기 때문에 모든 아쉬움을 뒤로하고 떠난다. 동료들이 겪는 어려움과 고통이 하루 빨리 사라지길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글 마지막에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로 시작하는 도종환의 시 ‘흔들리며 피는 꽃’을 첨부했다.

송 부시장은 그동안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아왔다. 그는 2018년 지방선거에서 송철호 울산시장 선거 캠프에서 활동하면서 경쟁자인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의 비리 의혹을 청와대에 제보했다. 이를 수사하는 검찰은 송 부시장이 청와대 인사들과 송 시장의 선거 전략과 공약을 논의했다고 보고 울산시청을 두 차례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송 부시장은 지난 13일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재출석해 검찰 조사를 받았다. 그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된 뒤 이뤄진 첫 조사였다. 검찰은 이날 조사를 토대로 송 부시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방침이다. 송 부시장이 검찰에 구속되면 총선 출마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한편 울산관가에서는 후임 경제부시장 인선에 관심이 집중된다. 울산시는 개방형 직위로 공모할 방침이다. 기획재정부 등 주요 중앙부처 인물이 유력시된다. 최창환기자 cchoi@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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