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정두 울산 동구의회 의원

이른 아침부터 대왕암 바닷가 갯바위에 펼쳐지는 갈매기들의 활기찬 날개짓은 마치 희망을 전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쉴 새 없이 밀려오는 파도들도 마치 선물을 주려고 바쁘게 달려오는 것처럼 보인다. 2020년 경자년 새해 울산 동구를 응원하기 위해 ‘희망’이라는 선물이 건네는 듯하다.

수년 동안 산업수도 울산의 경제는 순탄치 않았다. 석유화학업계가 울산의 체면을 지켰지만 조선업 등 다른 제조업과 건설업은 어려움을 회복하지 못한 채 겨우 유지되고 있다.

최근 조선업 도시 동구에는 좋은 소식이 들려온다. 지난해 한국의 조선업 수주량은 2년 연속 1위를 달성했다. 전 세계 선박 발주량 2529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 중 한국은 37.3%인 943CGT를 수주했다. 지난해 상반기 한국의 수주실적은 358만CGT로 중국의 468만CGT에 못 미쳤지만, 하반기 한국은 585만CGT를 수주, 중국(387만CGT)을 제치면서 1위를 유지했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 등으로 글로벌 발주가 부진한 상황이었으나 LNG 운반선, VLCC 등 주력 선종 분야에서 그간 보여준 기술력과 품질을 바탕으로 성과를 만들어냈다.

올해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3850만CGT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조선업 회복세가 가팔라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국제해사기구의 환경규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올해도 LNG선 발주가 증가할 전망인데, 국내 조선업계는 뛰어난 기술력으로 이 부문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조선업이 회복세에 있다고는 하지만 위기는 사라지지 않았다. 그 효과가 동구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린다. 지금 해야 할 일은 현대중공업 노사가 화합해 위기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것이다. 회사와 근로자는 상생의 길을 향해 머리와 가슴을 맞대야 한다. 노사가 함께 어려운 시절을 극복한다면 추후 조선업의 활황기가 찾아왔을 때 작업 환경 개선, 근로자 처우 상향 등에 대한 논의가 원만하게 흘러갈 수 있다.

노사의 화합이 있어야 급변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할 수 있다. 최근 현대중공업은 독자모델 엔진인 힘센엔진(HiMSEN)에 인공지능(AI), 빅데이터(Big Data),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해 기존보다 10% 이상 연료비 절감 효과를 내는 선박 운전 최적화 시스템을 개발했다. 핵심 기술은 운항 중인 선박의 가동 정보를 실시간 확인하고 최적의 경제 운전을 지원하는 지능형 선박기자재관리솔루션과 인공지능이다. 중국, 일본 조선업계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서는 이 같은 첨단기술의 활용이 더욱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분야에 대한 꾸준한 연구 개발과 신규투자가 이뤄진다면 일자리가 만들어지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

경기불황과 함께 찾아온 인구 유출에 대한 대응도 이뤄져야 한다. 지난해 12월31일 기준 동구의 인구는 15만9656명으로 16만명 대가 무너졌다. 2017년 9월 17만명 밑으로 추락한 이후 2년3개월만이다. 동구는 올해 당초 예산안 중 53.9%를 복지사업에 투입하면서 복지확대를 통해 추가 인구유출을 막는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와 함께 젊은세대가 동구에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일자리 수를 확대할 수 있는 중소기업 유치가 이뤄져야 하고, 공공분야 일자리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들을 위해서 행정과 의회는 다양한 정책을 통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설 필요가 있다.

여기에 동구주민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바 일에 최선을 다해야한다. 동구주민 모두가 하나 되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다시 비상하는 동구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희망의 2020 경자년 새해를 함께 만들어 가자. 임정두 울산 동구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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