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남구 매암동에서 태화강을 가로질러 현대자동차 출고 교차로로 연결되는 도시내부순환도로가 추진된다. 울산시는 정부의 ‘제4차 대도시권 교통혼잡도로 개선사업 계획(2021~2025)’에 이 도로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 도로는 지난 1987년 도시계획도로로 계획됐으나 4500억원을 넘는 사업비 때문에 30여년 동안 방치돼 왔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도로계획이 없어지지 않고 존속돼 왔다는 것은 그 필요성과 중요성을 직접 증명해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울산시가 이번에 이 도로에 대한 설득전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니 시민들의 기대가 크다.

대도시권 혼잡도로 개선 사업은 도심의 교통혼잡을 해소하기 위해 새로운 도로를 개설하는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이예로’를 들 수 있다. 이예로는 원래 ‘국도 7호선 대체 우회도로’로 개설됐다. 기존 국도 7호선의 교통체증이 극심해 남구 옥동에서 태화강을 건너 북구 농소동까지 개설한 것이다. 이 사업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도로의 필요성에는 모든 시민들이 공감했다. 결국 지난 2005년 이 도로는 ‘대도시권 교통혼잡도로’라는 이름으로 채택돼 공사가 진행됐다. 이 사업은 아직도 진행 중인데, 울산 도심의 교통혼잡을 해소하는데 획기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울산시가 이번에 국토부에 신청한 도시내부순환도로도 이예로 못잖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도로가 완성되면 신항만~미포국가산단~현대자동차~오토밸리로~이예로와 연결되는 순환도로가 만들어져 도심 교통난 해소 뿐만 아니라 물류수송에도 절대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 도로는 국가산업단지, 신항만과 직접적으로 맞물려 있어 울산 경제의 촉매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교통혼잡도로 개설에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되고, 정부를 설득하는데도 많은 노력과 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도 7호선 대체 우회도로 개설 때도 정부는 B/C(비용대비편익)가 안 나온다며 극구 반려한 적이 있었다. 그 때마다 울산시는 정부 관련 부서를 찾아 다니면서 적극적인 설득전을 펼쳤다.

정부의 대규모 예산이 들어가는 도로개설 사업은 끈질기고 장기적이며 합리적인 설득전이 필요한 작업이다. 또 여기에 울산시민들의 오랜 염원이 있어야 한다. 이번에 울산시가 국토부에 신청한 도시내부순환도로는 도심체증 해소 보다는 대한민국 산업수도 울산의 심장부에 또 하나의 대동맥을 놓는다는 의미가 있다. 따라서 국가산업과 관련한 전략적이고 빈틈없는 준비와 논리가 뒷받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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