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땐 중량감 있는 다선 의원으로…낙선 땐 정치 위상 '흔들'

▲ 총선 출마 도전하는 전직 인천시장
(인천=연합뉴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 한국당 유정복 전 시장.[연합뉴스 자료사진]

[경상일보 = 연합뉴스 ] 전직 인천시장들이 정치적 명운을 걸고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나선다.

    당선되면 중량감 있는 다선 의원으로 정치적 입지를 다질 수 있게 되지만, 낙선하면 정치 경력에 치명타를 입으며 그동안 쌓아 올린 위상이 흔들리게 된다.

    18일 인천 정가에 따르면 21대 총선 출마를 준비하는 전직 인천시장은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 한국당 유정복 전 의원 등 3명이다.

    민선 1·2기 시장인 고(故) 최기선 전 시장을 빼면 2002년 이후 인천시장을 지낸 전직 시장 3명 모두가 총선 출마를 노리는 상황이다.

    우선 안상수 의원은 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 선거구에서 4선에 도전한다.

    그에 대한 민심의 평가는 엇갈린다.

    안 의원은 2002∼2010년 인천시장 재직 시절 송도·영종·청라 등 신도시에서 무리한 투자사업으로 인천시 재정난을 초래한 장본인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반면 민간 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 경력에 걸맞게 공격적이고 강한 그의 추진력 덕분에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성장의 기반을 갖추게 됐다는 평가도 있다.

    안 의원이 4선 고지의 땅을 밟으려면 우선 당내에서는 국회 부대변인을 지낸 배준영(50) 인천경제연구원 이사장의 거센 도전을 이겨내야 한다.

    본선에서는 민주당 소속의 조택상 전 동구청장과 일전을 치를 전망이다.

    1946년생으로 올해 74세인 안 후보는 당선되면 지역 정계의 거목으로서 위상을 굳힐 수 있지만, 낙선 땐 더 이상 여의도 입성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4선으로 인천 현역 의원 13명 가운데 최다선인 송영길 의원은 '험지 출마론'에 아랑곳하지 않고 본인의 텃밭인 계양구을에서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민주당은 최근 한국당 민경욱 의원의 지역구인 인천 연수을에서 송 의원을 출마 후보군으로 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시장을 역임해 인천 내에서 선거구에 상관없이 인지도가 높은 중진인 송 의원을 '험지'로 꼽히는 이 지역에 투입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무성했다.

    송 의원은 그러나 지난 12일 인천교통연수원에서 '계양시대가 열립니다'라는 주제로 의정보고회를 여는 등 계양구을 출마를 위한 고삐를 더욱 잡아당겼다.

    송 의원 역시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면 2016년과 2018년 당 대표 도전 실패를 딛고 다시 한번 당권에 도전하는 기틀을 잡게 된다.

    하지만 낙선 땐 험지보다 손쉬운 길을 택하다가 낭패를 보게 됐다는 지적에 직면하게 될 전망이다.

    이 밖에 유정복 전 시장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박남춘 현 인천시장에 패한 뒤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가 작년 7월 귀국해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본인의 집이 있는 남동구갑 선거구에서 출마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출마 선거구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유 전 시장은 과거 김포에서 3선에 성공하며 이명박 정부 때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박근혜 정부 때 안전행정부 장관도 지냈지만 인천에서 국회의원 경험은 없다.

    당선된다면 약 2년간의 정치 공백을 딛고 화려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게 되지만 낙선 땐 지방선거와 총선에서의 잇단 패배로 정치적 내상이 상당할 수 있다.

    남동구갑에서는 국토교통부 차관 출신의 맹성규 의원이 민주당 현역 의원으로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전직 인천시장 3명 모두 당락에 따라 본인의 정치 인생이 확연하게 다른 방향으로 흐르게 될 것"이라며 "이들의 당선 여부는 인천 총선판의 흥미를 높일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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