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운찬 울산시의회 의원

경제 대공황과 38%를 육박하는 실업률, 무려 1500만명에 달하는 실업자가 식량 배급을 받기 위해 끝없는 줄을 서야만 했던 나라가 있었다. 1930년대 미국의 이야기다. 오늘날 우리 울산의 경제상황을 그들의 경제공항과 비견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울산시가 생기고 가장 어려운 경제 상황임을 감안하면 90년 전 그들이 경제적 난맥상을 어떻게 헤쳐 냈는지를 살펴볼 필요는 있을 것이다.

90년 전 미국, 그들은 경제 공항을 벗어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로 망설임 없이 뉴딜정책을 말한다. 경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유효수요창출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완전고용이 필요하고, 완전고용을 위해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규모 일거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테네시강 유역 뉴딜사업이다. 그들은 10여년에 걸쳐 느긋하게 공사될 후버댐을 예산의 집중적 투자와 파격적 공기단축으로 종합적인 지역개발을 실행함과 동시에 일자리 창출을 극대화 시켜 실업자들을 고용함으로서 내수경기를 견인하였다.

우리 울산이 90년 전 미국을 벤치마킹한다면 어떤 사업이 뉴딜에 속할까. 필자는 단연 ‘상수도 뉴딜사업’을 제안한다. 상수도 뉴딜사업은 맑은 물 공급과 반구대암각화 보전 그리고 상수도 관련 공사를 통한 울산시민 일자리 창출과 건설경기 부양에 따른 내수시장 활성화 등 일석 사조의 정책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울산시의 상수도 보급률이 전국 7대 광역시 가운데 가장 낮고, 누수율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6일 발표한 환경부의 2018년 상수도 통계에 따르면 전국 상수도 보급률은 울산을 제외한 6대 도시 모두 100%를 기록한데 반해 울산만 99.4%를 차지했다. 또한 울산은 상수도 누수율에서도 연간 1만2498㎥가 누수, 누수율 9.6%를 차지해 7대 광역시 가운데 누수율이 가장 높다. 누수율을 7.2% 정도 더 낮춰 서울처럼 누수율 2.4% 정도만 유지해도 우리 울산은 1일 3만5000t, 연간 1277만t 이상의 수돗물을 추가 확보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우리시가 낙동강으로부터 사오는 연간 2600만t의 원수 약 50%에 해당하는 양을 절감할 수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누수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노후관의 시급한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2017년 말 기준 울산의 상수도관 중 21년이 넘는 노후 상수관은 274㎞로 전체상수관 3380㎞의 약 8.1%를 차지하고 있다. 274㎞의 노후 불량관이 있는 한 우리 울산도 ‘붉은 수돗물’ 사태를 배제할 수 없고, 상수도 누수율 역시 전국 광역지자체 중 꼴찌 수준을 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울산시는 올해부터 오는 2023년까지 800억원을 투입해 ‘상수도 선진화 사업 추진계획을 마련했다. 그러나 울산의 지하에 매립된 상수도관의 노후화 속도가 교체개량공사의 속도보다 더 빠르고 이 정도의 투자로서는 일자리 창출이나 경기진작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우리시의 2018년 결산을 보면 지방세 수입은 전년대비 6403억여원 감소하는 등 최근 3년 간 매년 감소하고 있다. 이에 많은 학자들은 그 이유를 주택 등 부동산 거래 침체로 건설경기의 연쇄적 침체 등에서 기인했다고 보고 건설경기 활성화를 통한 경기 활성화를 요구하고 있다.

‘노후 불량 상수도관 교체’, ‘추가 원수 확보를 위한 사연댐 하부 배수지 건설’ 등 상수도 관련 사업은 당장 닥쳐올 수 있는 ‘붉은 수돗물 사태’를 예방하고 누수율을 개선해 울산의 물부족 문제 및 원수 구입의 어려움 해결, 그리고 반구대 암각화 보전대책의 일환으로도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다. 또한 건설경기를 부양하고 현금 유동성을 높일 수 있는 대표적인 건설공사 중 하나다.

상수도 관련 공사는 토목, 굴착, 배관을 주 공사로 하는 건설공사로서, 울산지역 업체들의 기술과 노동력만으로도 100% 가능하기 때문에 울산의 일자리를 늘리고, 현금 유출 없이 전액 우리 울산의 현금 유동성을 높이는 가장 적절한 사업이다. 즉, 현재 우리 울산의 경제 상황이나 실업률 등을 고려해 볼 때 가장 효용성 있는 뉴딜인 것이다. 상수도 뉴딜사업, 울산 경기 내수활성화 차원에서 검토돼야 한다.

백운찬 울산시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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