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광역시 중 가장 큰면적 보유했지만
부산기상청 아래 축소 운영, 승격 절실
범시민추진위 구성 15만 서명운동 전개

▲ 김형석 울산기상지청승격 범시민추진위원회 회장

지금 울산은 곳곳에서 기상지청 승격 시민서명운동이 한창 진행 중이다. 바쁜 출·퇴근길에도 기꺼이 서명에 동참하는 현대자동차 직원, 기상예보가 빨라야 우리같이 운전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던 택시기사, 미세먼지를 걱정하는 여성시민, 얼마전 밀양지진에 깜짝 놀랐다는 어르신 등등 많은 시민들이 동참하고 있다.

얼마전 울산시민은 태화강 국가정원이라는 멋진 작품을 만들어냈다. 시민의 손으로 서명운동에 동참한 결과 얻어진 값진 열매라는 것에 이견이 없을 것이다. 관이 꽃씨를 뿌려주고 열매는 시민이 거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울산기상지청 승격’ 이라는 또 하나의 작품을 만들고 그 열매를 거둬보자.

작년 10월2일 울산기상지청 승격을 위한 범시민추진위가 시민·환경단체, 울산소재 기업체, 일반시민과 함께 출범해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필자는 울산지속발전협의회와 기후·환경 네트워크 전국공동위원장으로 울산기상지청승격 범시민추진위원회라는 또 하나의 사명을 받아 신명이 난다. 시민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는 늘 가슴 설렌다. 왜 기상지청의 승격이 필요한지 돌아보자.

현재 울산기상대는 광역시 중 가장 큰 면적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산지방기상청 휘하에 사실상 유일하게 편제되어 있다. 더군다나 같은 광역시급인 부산에 소속되어 있다니 자존심 또한 상한다. 광역시로 승격된지 2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울산은 지방 소도시에 불과한 대접을 받고 있는 것이다.

현재 울산기상대는 과거 10여명에서 현재 대장 1명에 주무관 4명을 합해 총 5명이 근무하고 있다. 지진, 태풍, 미세먼지 등 더 늘어난 기후환경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축소되어 있는 것이다. 게다가 부산기상청에서 보내준 정보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보니 여러 면에서 미흡한 실정에 있다. 분야별로 기상지진관측 및 기후통계업무, 기상증명 발급, 기타 기상상담을 맡고 있으나 질적, 양적으로 매우 열악한 실정에 처해 있다.

울산시는 6대 광역시 중 가장 큰 면적을 자랑하고 있으며(기상대는 밀양·양산까지 관할), 서쪽으로는 영남알프스, 동쪽으로는 동해와 함께 원자력발전소가 남북 양쪽으로 걸쳐 있다. 또 남구와 울주군 일대에는 화학공단이 위치하고 있고, 해발 1000m가 넘는 7개의 봉우리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는 그 위력과 속도가 가히 엄청나다. 수시로 발생하는 화학공단의 가스 누출사고와 공해, 단 한번이라도 일어나지 말아야 할 원전사고, 그리고 인근 경주, 포항, 밀양에서 발생하는 지진은 늘 울산시민들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이처럼 울산은 변화무쌍한 산악기후와 해양기후, 그리고 지질학적으로 매우 불안한 위치에 있다. 지난 2016년 태풍 차바가 왔을 때는 태화·우정시장, 반천아파트 등 곳곳에서 큰 재앙을 겪었다. 이처럼 울산은 더 없이 빠르고 정확한 실시간 데이터와 복구시스템이 필요한 곳이다.

만일 울산기상대가 기상지청으로 승격된다면 지청장 1명에 관측예보관 29명, 기후서비스과 10명 등 40여명이 근무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기상예보는 질적, 양적으로 크게 확대되게 되고, 관내 정보를 동시다발적으로 수집할 수 있으며 각종 재난에 따른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

지난해 하반기 부산지방기상청은 울산시의 요청을 받아 울산기상대를 3차례 방문해 지청승격과 관련 협의를 했고, 울산시의 실무진이 기상본청을 방문해 정식으로 지청승격을 건의했다. 또 지난해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울산을 찾아 지청승격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그러나 정작 본청에서는 인력, 예산을 핑계로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앞으로 범추진위원회는 15만명 서명운동을 목표로 올 6월까지 온·오프라인 서명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KTX 역사, 태화강 역내, 근로자 복지회관, 롯데호텔 앞, 축제나 행사 현장, 회사내, 아파트 단지 승강기 등 시민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라면 어디든 찾아가 서명운동을 펼칠 계획이다. 시민들의 서명 하나하나가 울산의 미래와 직결돼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김형석 울산기상지청승격 범시민추진위원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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